쪽파 잘라서 파김치 담기
겨울을 지낸 이 시기의 쪽파는 달달하고 맛있다. 집에는 이미 가을에 통으로 담아놓고 아직 손대지 않는 파김치가 있지만 쪽파가 이리도 좋은데 모두 종구로 만들 수는 없지. 솎아주기도 할 겸 일부를 수확해 왔다.
텃밭에 남아 있는 쪽파가 많아서 정말 일부만 수확해 왔음에도 파김치용으로 손질한 쪽파의 무게가 1.4kg 이란다. 요즘은 음식 하는 게 아주 귀찮긴 한데 그래도 철에 맞는 음식은 제 때에 먹어야 하는 법 게으른 몸을 이끌고 파김치를 담아본다.
이미 담아놓은 파김치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 담는 파김치는 빨리 먹을 용도로 잘라서 담기로 했다. 손질한 쪽파는 잘 씻어서 물기를 빼놓는다. 쪽파는 뿌리가 있는 부분에 흙이 많이 묻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밑동을 신경 써서 깨끗이 씻어줘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김치를 담는 재료를 씻을 때는 최대한 상처가 나지 않게 조심해서 씻는다. 열무 같은 채소는 상처가 나면 풋내가 나고 쪽파 같은 경우에도 향과 맛이 다소 줄어든다. 대충 음식을 만드는 것 같아도 재료를 손질하고 조리를 하는 데는 나름의 정성이 필요한 법이다.
물기를 뺀 쪽파는 적당한 길이로 잘라놓는다(완벽주의자인 동생은 6cm로 맞춰서 잘라 놓았다고 한다). 동생이 쪽파를 자르는 동안 파김치 양념을 만들었다. 우리는 김치 담는 양념이 아주 단순한데 김치 재료들이 맛있으면 양념에 이것저것 넣지 않아도 아주 맛있는 김치를 만들 수 있다.
고춧가루에 멸치액젓과 새우젓, 마늘과 생강, 매실청과 설탕을 넣어 양념을 만드는데 쪽파를 절이지 않으니 양념의 간은 조금 세게 한다. 마지막으로 통깨와 참기름을 넣어 양념을 완성한다.
양념이 만들어지면 잘라놓은 쪽파를 넣고 버무려주는데 너무 많이 치대지 말고 살짝 양념이 고루 묻을 정도로만 섞어준다.
잘 버무린 파김치는 김치통에 담아 하루정도 실온에 놔뒀다가 김치 냉장고에 넣는다.
잘 담은 김치는 담아놓은 김치의 향이 아주 맛있게 나는데 파김치를 밀봉하던 동생이 파김치 향이 장난이 아니라며 너무 맛있는 냄새가 난다고 감탄을 한다.
재료들이 다 좋은 것들인데 김치가 맛이 없으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올해는 특히나 더 맛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나저나 먹을 일이 요원하니 신경 써서 김치를 먹으려고 노력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