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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도 않고 거두는 즐거움 - 자생팥(비단팥, 오십일팥) 자생작물을 수확하는 것은 늘 공으로 득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실 심지만 않았을 뿐 키우는 수고는 오롯이 들었음에도 불로소득을 얻은 것 같은 느낌이 드니 참 이상한 일이다. 많은 텃밭에서 자생작물들은 직접 심어서 키우는 작물들보다 볼품없을 때가 많다. 주변의 농부들도 자생작물을 발견하면 거추장스럽다고 뽑아버리기 일쑤다. 그런 모습을 보면 우리는 자생작물을 꽤 애정하는 것 같다. 공으로 이득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자생작물이 특별히 돌보지 않아도 굉장히 잘 자라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경우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 텃밭에서는 대체로 모종으로 심은 것보다는 씨앗을 직파한 것이, 씨앗을 직파한 것보다는 자생한 작물이 더 잘 자란다. 그러니 자생한 작물이 보이면 눈에 .. 더보기
우리 텃밭의 개똥참외들 원래 개똥참외는 길가나 들에서 자라는 야생참외를 지칭하는 말이다. 크기도 작고 맛도 없어서 식용으로 잘 쓰지 않는 참외라고 한다. 그런데 넓은 의미로 텃밭이나 밭둑에서 심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나는 참외 또한 개똥참외라고 부른다. 즉 '심지 않았는데 저절로 자라는 자생참외'는 모두 개똥참외라고 부르는 것이다. 대체로 자생 참외들은 재배하는 참외보다 크기가 작고 모양도 볼품없는 데다, 단맛도 약하기 때문에 보잘것없는 것을 지칭하는 '개똥'이라는 명칭을 붙여 부르는 것이라고도 한다. 우리는 작물의 잔사나 음식물 찌꺼기를 텃밭에 버리곤 하기 때문에 텃밭에는 버려진 작물의 씨앗에서 자연발아하여 자생으로 자라는 작물들이 꽤 많은데, 참외도 예외는 아니어서 때가 되면 다양한 종류의 개똥참외들이 자라곤 한다. 워낙 여.. 더보기
자연농 텃밭의 풀매기 이야기 우리 텃밭에 들른 어떤 사람이 텃밭에 잡초가 무성히 자라 있는 모습을 보고 '잡초가 여기저기에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니 농사를 더 배워야겠네'라고 했다고 한다. 농사 기술이 숙련됐는지 아닌지를 작물을 잘 키우는지 아닌지가 아니라 단순히 잡초의 유무를 가지고 평가한다는 것이 참 어리석어 보이지만, 이는 대부분의 시골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이기도 해서 딱히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이런 편견 속에서 늘 잡초와 함께 작물을 키우고 있는 우리는 대체로 '무지몽매한 초보 농사꾼' 취급을 받곤 한다. 자연농의 텃밭에서 잡초는 단순히 '제거해야만 하는 대상'이 아니다. 잡초가 여러 가지 유용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 우리처럼 자생작물과 토종작물을 함께 키우는 환경에서는 특히 잡초가 생태적 균형을 유지하는데 .. 더보기
우리 텃밭의 토종 작물, 옥발토마토와 갓끈동부 나는 우리 텃밭에서 토마토를 키우는 것이 꽤 비효율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원래도 나는 먹지도 않는 토마토인 데다 대부분의 토마토가 실컷 키워도 다른 수확물에 밀려 못 먹게 되기 일쑤라 키운다고 들인 공이 헛수고가 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동생은 토마토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는 모양인지 때마다 방울토마토를 심어 키우고 곁순을 삽목 해서 개수까지 늘리곤 한다.생각보다 토마토는 키우는 데 손이 많이 간다. 지주대도 설치해야 하고 곁순도 따줘야 하고 물도 자주 줘야 하는 등 좋은 열매를 얻기 위해 꾸준한 관리를 필요로 하는 작물이다. 나에게는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처럼 싫어하면서도 엄청 신경 써서 키워야 하는 대표적인 '미운 작물'인 셈이다. 나의 이런 반감과는 상관없이 동생은 올해도 방울.. 더보기
에머랄드참외(사과멜론) 첫 수확 과일을 좋아하는 동생은 텃밭에 매년 빠짐없이 애플수박과 참외를 심는다. 그것도 한 종류만이 아니라 여러 종류로 다양하게 심는다. 그러다 보니 참외의 경우에 매년 새로운 참외를 심게 되곤 한다. 작년에는 망고참외와 배참외가 그랬고, 올해는 에머랄드참외와 먹골참외가 그렇다. 이렇게 새로운 참외를 키워서 맛을 보고 맛있으면 내년에도 다시 키우고 맛이 없으면 퇴출하는 방식이지만 실제로 퇴출한다고 심지 않은 개구리참외와 배참외가 자생으로 자라고 있으니 결국 키우는 참외의 종류만 늘어나는 셈이다. 덕분에 우리 텃밭에는 아주 다양한 참외가 자라고 있다. 에머랄드참외, 사과참외, 먹골참외, 망고참외, 벌꿀참외, 배참외, 개구리참외등. 그래도 참외 수확의 첫 스타트는 에머랄드참외가 끊었다. 올해 4월과 5월에는 특이하게.. 더보기
십각수세미 열매가 달렸어요. 주방용 수세미로 천연 수세미를 사용하는 우리는 직접 수세미를 키워서 활용한다. 하지만 매년 심는 것은 아니다. 수세미는 열매가 워낙 많이 달리기 때문에, 보유하고 있던 수세미가 떨어져 갈 때쯤, 보통 2~3년에 한 번 정도 심으면 충분하다. 올해는 아직 수세미가 여유 있게 남아 있어 굳이 심지 않아도 됐지만, 어렵사리 십각수세미 종자를 얻은 덕분에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다시 수세미를 심게 되었다. 십각수세미는 수세미의 한 종류인데, 일반 수세미보다 섬유질이 훨씬 치밀하고 단단해 천연 수세미로 활용할 때 내구성이 더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사실 우리 텃밭에서 수세미는 ‘심었습니다’와 ‘수확했습니다’가 재배 기록의 전부인 대표적인 방치 작물이다. 그렇다고 아주 키우기 쉬운 작물은 아니다. 덩굴이 워낙 왕.. 더보기
요즘 동생의 간식 담당- 고슬 딸기와 루비벨 토마토 요즘은 날씨가 빠르게 더워지다 보니 노지 딸기를 수확할 수 있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는 것 같다. 우리가 키우고 있는 대부분의 딸기가 5월 말이 되니 이미 끝물이었고, 결국 딸기를 얼마 따 먹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저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딸기들 가운데 여전히 꿋꿋하게 열매를 내고 있는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사계절 딸기인 고슬 딸기이다. 아마 고슬 딸기가 없었다면 올해의 딸기 농사는 무척이나 아쉬웠을 것 같다. 사실 노지에서 딸기를 키우는 것은 쉽지 않다. 요즘 나오는 딸기 품종들이 시설재배에 특화되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노지에서는 기후와 병해충, 수분 관리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딸기가 잘 자라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과일들은 땅에 영양도 충분해야 하고, 물도 많이 필요하며, 충해도 많기 때.. 더보기
감자 수확과 감자 품평회 찐 감자를 안 먹는 우리는 일 년에 감자를 소비하는 양이 넉넉잡아도 2~3kg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얼마 먹지 않는다는 소리다. 덕분에 수확해서 보관하고 있는 감자 중 대부분은 싹이 나서 다음번의 감자 종자로 전락하곤 한다. 수확한 감자 중 좋은 것들만 골라 보관하고 있다가 정작 먹지도 못하고 다시 텃밭에 버리는 과정이 몇 번 반복되고 나면 감자를 심는 것에 꽤 회의가 들곤 한다. '이럴 바에야 감자를 아예 심지 않는 게 낫지 않을까?'그런데 이상하게도 감자를 심을 때가 되면 감자 심기에 부정적이던 마음은 어딘가로 사라지고 심을 수 있는 양의 최대한도로 욕심껏 심게 된다. 수확을 하게 되면 감자 처리를 난감해하며 투덜댈게 분명한데도 말이다. 어찌 보면 학습능력이 전혀 없는 모습이다. 감자를 많이 심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