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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감자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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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꽃이 피었다

 

우리 텃밭에서 감자는 여기저기에서 시도 때도 없이 자라는 작물이다. 미처 수확하지 못한 이삭 감자들이 남아 있거나 텃밭에 버려 놓은 감자들이 싹이 나서 자라기 때문인데 한 번에 심은 것이 아니다 보니 저마다 싹이 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싹을 내놓기 때문에 같은 자리에 있더라도 싹이 올라오는 시기가 모두 제각각이다. 그렇게 제각각으로 싹이 나다 보니 자라는 것도 들쭉날쭉하게 어떤 것은 크고 어떤 것은 아직 새싹이다.

 

집 앞 텃밭에 있는 감자 중에 일부는 벌써 꽃이 피었다. 이 감자의 생장과정은 나를 의아하게 만드는데 비슷한 시기에 싹 난 다른 감자들보다 유난하게 빨리 꽃이 피었다. 보통 2월에 심은 감자들이 지금쯤 꽃이 필 시기이기는 하지만 정작 2월에 심은 감자들은 늦게까지 서리를 맞아서 아직 한창 자라고 있는 중이라 꽃구경은 먼 훗날의 일이 되었는데 집 앞 텃밭에서 어느 날 싹이 난 이 감자는 싹이 늦게 났음에도 폭풍 성장하여 금세 꽃이 달렸다.

 

감자는 감자 꽃이 피고 난 이후부터 감자의 알이 굵어지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래서 추비도 해야 하고 수분관리도 필요하고 감자가 노출되지 않도록 북주기도 해야 한다. 감자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아지는 때라는 말이다. 그래서 준비 없이 맞닥트린 감자 꽃은 기쁘기보다는 당황스럽다. 특히나 지금처럼 날이 가물 때는 더욱 그렇다. 어떤 사람들은 감자 꽃을 제거해주기도 한다는데 대부분의 작물과 달리 감자는 꽃을 놔둔다고 수확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니 굳이 시간 들여 감자 꽃을 제거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이후부터 추비와 물 주기, 북주기를 신경 써서 해야 하니 감자 꽃을 딸 여유가 없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감자 중에서는 나름 재배기간이 길다는(110일) 두백감자인데 우습게도 우리 텃밭에서는 가장 먼저 꽃이 피었다. 보통 감자 꽃이 피고 나서 한 달 정도가 지나면 수확해야 할 시기라고 한다. 이 추세대로라면 두백 감자를 가장 먼저 수확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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