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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토종 고추 종자 1월의 어느 날.'띵동~'하는 초인종 소리가 들린다. 문을 열고 밖을 나가보니 우체부 아저씨가 등기 우편물이 왔다고 한다.  수령 사인을 하고 있는데 우체부 아저씨가 조심스럽게 '고추연구소는 뭘 연구하는 곳입니까?'라고 물어본다.'고추연구소니까 당연히 고추를 연구하지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나답지 않은 친절함을 장착하여  '토종 고추 종자를 보내온 것'이라고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 농업에 관한 연구소가 있는 것이 이상한 일인가? 내가 듣기로 강원도에는 옥수수연구소가 있고 남해에는 마늘연구소가 있다고 들었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품종도 육성해야 하고 적합한 재배환경이나 재배기술, 관련 병충해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고, 관련 농업 기술을 발전시켜 농업인들에게 더 나은 농업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 더보기
딸기밭 만들기 동생은 과일을 좋아한다. 음식을 꽤나 정성스레 갖춰먹는 스타일이라서 식후 디저트로 과일을 꼭 빼놓지 않고 먹는데 문제는 챙겨 먹는 데에 그치지 않고 키워 먹으려고 하는데에 있다.동생의 취향 덕에 우리 텃밭에는 손수 키우는 과일들이 매년 늘어나는데 블루베리나 자두, 체리, 복숭아 같은 나무를 제외하고 참외, 수박, 딸기 같은 과일을 매번 심으려고 한다.과일을 키우는 것은 많은 작물을 방치하듯 키우는 우리의 농사 방식을 고려해 봤을 때 그다지 적절하지 않은 일이다. 토양을 아주 비옥하게 가꿔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순도 정리하고 과일도 받쳐줘야 하고 풀도 잘 매 줘야 하고 물도 자주 줘야 하는 등 가꾸는데 꽤나 정성을 많이 들여야 하고 세심하게 보살펴야 해서 어지간히 귀찮은 일이 아니다. 특히 나는 잘.. 더보기
명이 나물 옮겨심기 고기를 좋아하는 동생은 고기와 같이 먹을 쌈채소를 기르는 것과 장아찌를 담는데 꽤 정성을 들인다. 그래서 냉장고에는 꽤 여러 종류의 장아찌들이 담겨 있다. 요즘은 너무 못 먹어서 살짝 고민이긴 하지만. 명이나물도 장아찌를 담는 재료인데 명이나물 장아찌에 고기를 싸 먹는 것이 또 아주 별미다. 한 번은 명이나물 장아찌가 먹고 싶어서 명이나물을 사서 장아찌를 담아봤는데 우리가 직접 키운 채소 맛에 입이 익숙해졌는지 사서 담은 명이나물 장아찌는 질기고 맛이 없어서 우리가 기대했던 맛이 아니었다. 대체로 다비성 작물들은 화학 비료를 사용하여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서 뻣뻣하고 질긴 식감에 잡다한 맛이 나는 경우가 많다. 아쉽게도 이제는 명이나물도 사서 먹지 못하고 직접 키워 먹어야 될 지경이 됐나 보다.지렁이 분변.. 더보기
떡국 새해가 됐다. 아무래도 설날에는 떡국 한 그릇은 먹어야지.원래 떡국을 좋아하기도 해서 특별히 명절을 챙기지 않는 우리조차도 설에는 떡국을 끓여 먹곤 한다.사실 떡국은 떡만 구비되어 있으면 만들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음식이다. 육수에 떡을 넣고 끓여서 고명만 얹으면 완성되는 음식이니 밥 하기 싫을 때나 식사 준비가 안되어 있는 경우 종종 해 먹곤 한다. 떡국의 육수는 멸치 육수를 쓰기도 하고, 닭곰탕을 쓰기도 하고 소고기 양지를 삶아서 우린 국물을 쓰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주로 소고기로 우린 국물을 사용해 왔다. 고기를 좋아하는 동생의 취향이 적극 반영된 결과이다.의외로 사골 국물에 끓인 떡국은 동생이나 나나 느끼하다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닭고기 살을 찢어 넣고 닭곰탕을 이용하여 끓인 떡국도 아주 좋.. 더보기
그깟 냉이가 뭐라고 농장 텃밭 인근에는 그다지 높지 않은 소나무 산이 있는데 주말에는 종종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이 소나무 산에 등산하러 오는 등산객들이 있다. 나는 이렇게 무리 지어 운동하러 다니는 사람들을 경멸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그들 중에 무리 지어 왁자지껄 떠들며, 아무 데나 퍼질러 앉아서 취식하고, 개념 없이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는 등 몰상식한 행동을 일삼는 사람들이 꽤나 많기 때문이다. 작년에 우리 텃밭에서 작물 도난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났었는데 인근 산으로 무리 지어 등산 오는 등산객이 늘어난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올 겨울 가뭄이 심해서 이 지역에 냉이가 씨가 말랐다는 소리가 들렸으나 우리 텃밭에는 일전에 냉이 도둑 사건이 있었을 만큼 냉이가 지천에 깔렸다. 우리는 냉이를 안 먹는지라 우리에겐 .. 더보기
감자밭 만들기와 감자 심기 사실 우리는 감자를 그다지 많이 먹지 않는다. 아마 우리가 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 먹는 일은 극히 드물거라 자신한다.  동생과 나는 찐 감자를 먹지 않는다. 감자 요리도 거의 먹지 않아서 카레 할 때 쓰거나 감자튀김이나 감자칩을 해먹을 뿐이라 실제 우리가 일 년에 쓰는 감자의 양은 1~2kg이면 충분하다. 그나마 심어서 수확이 많이 되는 관계로 꾸역꾸역 먹는 것일 뿐이다. 그러다 보니 감자를 심어야 할 때가 다가오면 감자를 심어야 할까 심지 말아야 할까 고민이 된다.감자는 키우는데 별로 손이 가지 않고 알아서 잘 자라는 데다 수확량도 아주 좋다. 가뭄 때문에 감자 농사가 폭망 했던 작년에도 씨감자 1kg당 10kg가 넘는 감자를 수확해서 파치를 제외하고도 80kg이 넘는 감자를 얻었으니 여기저기 나눔.. 더보기
역시 별 볼 일 없는 시골 떡집이었다(다온떡방앗간) 시골의 대인 서비스는 언제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관공서나 은행, 백화점이나 마트, 상점이나 음식점등 종류를 막론하고 시골에서 서비스업을 하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업체에서 일괄적인 업자들의 품위 없고 무례하고 불친절한 대면 서비스를 마주치게 되니 불편한 대면 서비스를 회피하고자 많은 부분에서 인터넷 쇼핑을 이용하게 된다. 아마도 인터넷 쇼핑과 택배 서비스가 없었다면 단 하루도 시골에서 지낼 수 없었으리라.대부분의 시골의 상점은 접객 태도도 문제가 많지만 가격면에서도 상당히 비합리적인 경우가 많다. 우리끼리는 '시골 프리미엄'이라고 칭하는데 대체로 저급한 상품을 갖다 놓고 최상품의 가격으로 팔곤 한다. 시골 사람들이 인터넷 정보에 무지한 것을 이용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시골 상점에서 구.. 더보기
가래떡 이야기 시골에서는 떡을 맛있게 잘 만드는 떡집이 극히 드물다. 시골 사람들이 늘 그렇듯 소신을 가지고 자신의 직업에 진지하게 임하여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시골에 내려온 초반부터 떡을 잘하는 떡집을 찾으려고 부단히 노력했었는데 나름 인터넷에서 맛있는 떡집이라고 유명세를 탄 떡집들조차도 경험이 적고 입맛이 저렴한 시골 사람들이 운영하는 떡집답게 떡 맛도 형편없을뿐더러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도 너무 엉망이어서 믿고 떡을 주문할만한 떡집을 단 한 곳도 찾을 수가 없었다. 별수 없이 떡을 먹고 싶을 때면 압구정공주떡집이나 경기떡집 같은 서울 유명 떡집에서 택배 주문을 해 먹었었는데 아무래도 택배로 받는 떡은 갓 해온 떡보다 맛이 없기 때문에(그럴지언정 시골 떡집의 떡보다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