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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음식 이야기

미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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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별로 가리지 않지만 미역국은 좋아하지 않는다. 워낙 식당에서 많이 나와서 질려버린 경향도 있고,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담백한 국물을 선호하진 않는다.

 

그런데 우습게도 맛있는 미역으로 미역국을 끓이니 미역국이 굉장히 맛있다(그동안은 맛있는 미역을 못 먹어본 거였다. 새삼 견문이 짧은 것에 부끄러워진다).

워낙 먹는 양이 적고 자주 먹는 음식이 아니다 보니 미역을 잘 사질 않는데 동생의 지인이 염장 미역을 보내주셨다. 아는 사람들과 나눠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양이 엄청 많았기 때문에 냉동실에 가득 들어있게 되었다. 나와 달리 미역국을 아주 좋아하는 동생이 냉장고 파먹기를 빌미로 미역국을 끓여 먹자고 제의해왔다.

고기만 있으면(동생은 소고기 미역국만 먹는다) 미역국 끓이는 것이 일이겠는가? 오래간만에 미역국을 끓여본다.

 

먼저 소고기를 양념을 하는데 마늘과 파는 미역과 어울리지 않으니 청주와 액젓, 강황가루, 후추, 참기름을 넣어 양념을 한다. 미역은 한번 물에 씻어 소금기를 뺀 후에 잘라서 물을 붓고 끓인다. 미역국은 미역을 참기름에 볶지 않고 바로 물에 넣어 끓이는 것이 더 깊은 맛이 난다고 한다. 실제로 볶지 않고 끓여보니 그게 더 맛있어서 우리는 바로 물에 끓이는 방법을 사용한다. 미역의 맛이 국물에 적당히 우러났을 때 양념한 고기를 넣고 익을 때까지 끓여주면 된다. 

 

어떤 음식들은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만들어야 된다. 내게는 미역국도 그렇다. 미역의 맛이 잘 우러날 때까지 약한 불로 충분히 끓여주어야 맛있는 미역국이 된다. 이번에는 한 시간을 끓였는데 간도 적당하고 아주 맛있게 잘 끓여졌다.

 

입맛 까다로운 동생이 맛있다고 감탄을 하며 먹으며 한마디 한다 '요즘 집밥이 너무 맛있어서 큰일이야.'

그렇다. 집에서 계속 밥을 해 먹어야 하는 것은 정말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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