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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킹스베리 딸기밭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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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번식한 킹스베리들

 
설향 딸기밭은 만들었지만 텃밭에 널브러진 킹스베리도 밭을 만들어 옮겨줘야 한다. 킹스베리는 작년에 열매를 따먹고 관리를 안 해서 가뭄에 무수히 죽어나갔지만 그나마 일부는 살아남아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킹스베리가 번식하고 있는 자리는 잡초도 많이 자라고 거름기도 별로 없는 땅이기 때문에 열매를 따 먹으려면 좋은 땅으로 옮겨야지 하고 마음을 먹고 있긴 했지만 밭 만들기도 귀찮고 모종을 옮겨 심는 것도 귀찮아 차일피일 미루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니 더 이상 방치했다간 딸기꽃이 피겠다 싶어서 부랴부랴 딸기밭을 만들어 킹스베리를 옮기기로 했다. 

킹스베리밭 예정지

 
우리는 열매 맺는 작물은 가능하면 비옥한 좋은 땅에 심으려고 하기 때문에 킹스베리밭을 만들 곳도 나름 비옥하고 좋은 땅으로 점찍어서 커피찌꺼기와 식물잔사를 덮어놨었는데 비가 오질 않으니 식물 잔사들이 많이 삭질 않았다. 모종을 옮겨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식물잔사를 걷어내고 커피찌꺼기를 깐 다음 그 위에 지렁이 분변토를 부어서 급조한 딸기밭을 만들었다.

캐놓은 킹스베리 딸리 모종

 
번식한 킹스베리 모종들은 옮겨심기 위해 모조리 캤는데 막상 캐보니 생각보다 양이 많다.  이 많은 걸 다 옮겨 심을 수는 있으려나? 딸기밭이 모자라겠는데? 

완성한 킹스베리밭


계획보다 촘촘하게 모종을 옮겨 심었지만 역시나 모종이 남을 것 같다. 옮겨 심으면서 딸기밭을 더 만들어야 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마침 아랫집 아저씨가 외출하시면서 우리를 보고 '뭘 하고 있냐?'며 아는 척을 하신다. '딸기 모종 옮기고 있어요' 그랬더니 '딸기 모종이 어디 있었는데?' 하시며 급 관심을 보이신다. 텃밭에서 번식한 걸 옮겨주는 거라고 설명해 주면서 '혹시 아저씨도 심어보실래요? 모종 좀 드릴까요?'하고 물어봤더니 좀 망설이시다가 모종이 남으면 달라고 하신다. 
잘 됐다. 어차피 땅도 모자랐는데 나머지 모종을 얼른 아랫집 아저씨에게 넘겨주었다. 동생 말로는 15개 정도 된다고 한다. 아이고 많기도 하지.


작년에 아랫집 아저씨는 우리가 수확한 딸기를 꽤 얻어 드셨다. 딸기를 좋아하니까 심어보고 싶긴 하지만 잘 키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는 모양이다.  동생이 쿨하게 키워보고 딸기가 안 열리면 우리 거 나눠 먹으면 된다며 한 번 심어보라고 부추기니 결국 심어보기로 결정하신 것 같다.

예전 킹스베리밭을 살려 모종을 옮기고 커피를 덮어주었다

 

킹스베리 모종을 새로운 딸기밭에 옮겨 심고 아랫집에도 나눠줬지만 이전 킹스베리밭에 캐지 않은 모종들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원래 이 딸기밭은 딸기를 전부 옮기고 나면 정리해서 지렁이 사육장을 만들려고 했던 자리인데 딸기 모종이 너무 많이 남아 있으니 별수 없이 두 번째 딸기밭으로 만들어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풀을 매고 적당한 간격으로 딸기 모종을 옮긴 후에 잡초 방지용으로 커피찌꺼기를 깔아주고 그 위에 퇴비장에 있던 지렁이 분변토를 꺼내와서 꼼꼼히 덮어주었다.

완성된 두번째 킹스베리밭

 

동생의 소원대로 딸기밭이 점점 커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급조해서 만들긴 했어도 이번에 만든 딸기밭은 꽤 마음에 든다. 땅도 비옥해서 딸기가 잘 자랄 것 같다. 올해도 딸기를 많이 따 먹을 수 있으려나? 이번에는 방치하지 말고 물을 잘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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