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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순천동파(요술대파) 옮겨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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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분할하여 옮겨심은 순천동파

작년 초에 동생이 우연히 지인에게 순천동파(일명 요술대파)를 얻게 되었다.  

이 파는 씨가 맺히지 않고 분얼하여 번식한다. 호기심이 왕성한 동생은 새로운 작물이라면 기필코 키워봐야 하는 성미라 관심도 없었지만 텃밭 한 구석에 자리를 내주었다.

 

우리는 일반 대파를 심어서 가을에 모조리 수확해서 냉동실에 얼려두고 먹고, 겨울에 씨를 뿌려놨다가 봄에 모종들을 옮겨 심어 남들보다 조금 빨리 대파를 수확해 먹었다.  대파는 요리에만 사용할 뿐이라 겨울 대파(일명 움파)를 먹지 않기 때문에 분얼하여 번식하는 이 파의 매력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대파의 경우 겨울이 지나 봄이 되면 씨가 맺히기 시작한다. 모든 작물은 추대가 생기면 맛이 없다. 대파도 추대가 생기면 억세서 먹을 수가 없다고 한다. 겨울 대파를 안 먹는 우리나 몰랐지 겨울 대파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순천동파가 꽤나 매력적인 작물이었나 보다.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동생의 블로그에 있는 글을 보고 순천동파 나눔을 요청해서 동생이 꽤나 분개하였다.  우리가 키워보니 봄보다는 가을에 나누는 게 적당한데 왜 다들 봄에 나눔을 요청하는지 모르겠다. 겨울 지난 대파 꼬라지는 정말 별로인데~~

 

작년 가을에 토종 대파를 키우는 이곳 지인들께 꽤나 많이 분얼된 순천동파를 나눠드리고 나머지는 갑임 아주머니 밭에 심어뒀었다. 갑임 아주머니네 밭은 우리 텃밭 중에서 제일 땅이 안 좋은 곳이다. 나중에 번식하면 갑임 아주머니 드리려고 놔뒀는데 갑임 아주머니가 씨가 안 맺히니 분얼 안 시키고 홀랑홀랑 다 뽑아 드시고 씨 맺힌 대파들만 귀한 취급 하길래 그냥 우리 밭에 가져와서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동생의 블친 중에 순천동파 나눔을 요청한 사람이 있어서 뽑으러 간 김에  모조리 뽑아 와서 농장으로 옮겨 심어놨다.

같은 시기에 옮겨 놓은 우리 집 앞 텃밭의 순천동파

 

똑같은 시기에 옮겨 심어놨는데 우리 텃밭과 갑임 아주머니 텃밭의 대파 자람세가 이렇게나 차이 난다.  역시 대파 같은 다비성 작물은 갑임 아주머니 밭에 심는 게 아니었는데~

 

예전에는 대파를 정말 애지중지 키웠었다. 북주기도 자주 하고 거름기가 약한 것 같으면 액비도 주고 하면서 정성을 기울였는데 텃밭 규모가 커지고 나서는 병충해가 없어서 그냥 놔둬도 잘 크는 대파는 살짝 관심에서 멀어졌다.

올해는 대파를 좀 제대로 키워보자 했는데, 순천동파 번식도 좀 신경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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