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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까리 밤콩은 올해 처음 심어본 토종콩이다. 종자를 나눔 받아서 심은 거라 많이 심지는 않았으니 먹어보고 맛있으면 종자를 보존해야 하는 콩이다.
콩을 잘 안 먹기 때문에 콩 맛을 잘 모르지만 의외로 토종콩들은 내 입맛으론 꽤 맛있다. 대체적으로 맛이 아주 깔끔하고 고소함이나 단맛이 다른 콩에 비해 진하다.
아직 본격적으로 아주까리 밤콩을 수확하지는 않았지만 일찍 마른 것 몇 개를 가지고 와서 잘 말렸다가 일부를 까봤더니 제법 아주까리 밤콩답게 생겼다. 비가 안 와서 콩이 좀 작긴 하지만 제대로 안 여물었을 거라는 걱정은 기우였나 보다.
맛을 보기 위해 콩을 불려서 밥에 올려서 먹어 봤다. 생각보다 맛있다. 역시 토종콩이다.
콩을 잘 안 먹어서 지금껏 콩 키우기에 시큰둥하던 동생이 너무 맛있다며 종자를 남겨서 내년에 심을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선비콩은 좀 쫀득한 식감인데 비해 아주까리 밤콩은 아주 부드럽고 파근파근한 식감이다. 입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느낌인데 전형적인 밤콩 맛이라 고소하고 달다. 콩이 좀 더 컸으면 좋았을 것을 잘 못 키운 것이 살짝 후회된다.
지금까지 먹어본 토종콩(선비콩, 귀족서리태, 홀아비밤콩, 아주까리밤콩)들은 다들 맛이 아주 만족스럽다. 우리 청태도 꽤 맛있고 얻어먹은 사람들이 달고 맛있다고 극찬을 했지만 이 토종콩들은 그에 비할바가 아니다. 아주 깔끔한 맛이지만 깊은 여운이 남는다.
꼭 심어야 할 콩이 또 하나 늘어나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