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음식 이야기

노각김치

728x90

오늘의 수확물

날이 가물어서 작황도 별로 좋지 않고 수확량도 엄청 줄어들긴 했지만 수확물이 하나도 없는 다른 텃밭에 비해 우리는 여전히 매일 조금씩 수확할 것이 나온다. 정말 반갑지 않지만.

사과참외를 수확하러 간 김에 수확해야 할 것들을 몇 개 수확해 왔는데 역시 오이가 대박이다. 땅에 기는 노각이 너무 많아서 비 오면 물러질까 봐 익은 것들을 수확해 왔더니 노각만 6개다. 게다가 오이도 5개나 땄다. 

 

잘 안 먹는 것들이 많이 수확되면 대략 난감하다. 오이는 특유의 물맛 때문에 잘 먹지 않지만 노각은 그렇지 않아서 작년에도 노각은 제법 여러 번 무쳐먹긴 했다. 노각의 오독오독한 식감이 너무 좋긴 한데 노각의 크기가 좀 큰 데다가 저렇게 6개나 한 번에 나오면 우리가 처리하기엔 많은 양이긴 하다. 이미 나눠줄 만한 사람은 다 나눠줬고 지난번에 수확한 노각으로 초무침해 놓은 것도 있기 때문에 별 수 없이 김치를 담기로 했다.

사실 담아놓은 김치도 제법 많다. 재작년에 담은 씨묵은지 김치와 김장김치, 총각김치, 파김치, 부추김치, 백김치, 깻잎김치 등. 아직도 못 먹은 김치들이 이렇게 많은데 또 김치를 담자니 걱정스럽긴 하지만 노각김치는 꽤 맛있을 것 같고 많은 노각을 한 번에 처리하기에는 김치가 제격이다.

 

김치 양념을 새로 만들고 싶었는데 동생이 고춧가루 아낀다고 남아있는 김장김치 양념을 쓰라고 해서 별수 없이 김장김치 양념을 이용하여 김치를 만들었다. 양념이 있으니 노각을 소금에 절였다가 물기를 빼고 양념과 버무리면 김치 만들기 끝이다. 과정은 간단하나 소금에 절이고 물기를 빼는 것이 거의 반나절이다. 김치를 담으면서 항상 느끼지만 김치는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음식이다.

 

작은 김치통에 한통 나왔는데 둘이 먹기에는 꽤 많은 분량이다. 아마 오래도록 놔두고 먹겠지. 올해 김장하기 전에 김치냉장고를 좀 비워야 하는데 계속 김치가 늘어나서 큰일이다.

'일상 > 음식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주까리 밤콩  (0) 2024.09.20
토마토소스 스파게티  (3) 2024.09.14
오이맛살초무침  (0) 2024.08.15
콩국수  (0) 2024.08.10
찐 옥수수  (0) 2024.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