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텃밭이 크지 않아서 마늘 주아를 심는 것은 엄두를 못 냈었다. 그저 주아를 심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이다. 보통 씨마늘을 계속 심다 보면 병충해와 바이러스가 누적되어 마늘의 크기도 작아지고 수량도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한 번씩 주아를 키워 심어줘야 마늘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주아를 심는 사람이 거의 없다 보니 주아재배에 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작년부터 텃밭이 넓어진 데다 의성 마늘에서 홍산마늘로 마늘을 바꿔 심으면서 주아를 키우는 것을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구입한 씨마늘이 알렉시바이러스에 감염된 마늘이어서 씨마늘 파는 농가를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이고 홍산마늘은 씨마늘 한쪽이 7g을 넘는 큰 마늘을 심을 경우 벌마늘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 마늘이 너무 커서 씨마늘로 적합하지 않은 이유도 있는 데다 녹병이 발생해서 씨마늘을 쓸 수 없었던 이유도 있어서 작년에 동생의 지인에게 받은 홍산마늘 주아를 키워 통마늘을 얻었었다.
보통 마늘 주아재배법의 이점을 씨마늘 구입비용이 절감되는 것과 토양전염성 병해충이나 바이러스의 감염이 적어 생육이 왕성하고 수량이 증가한다는 것, 마늘 인편을 분리하는 노력이 절감되는 것을 꼽는다.
어차피 우리는 남이 키운 씨마늘을 신뢰할 수 없게 됐고, 홍산마늘은 녹병 발생이 빈번해서 필히 주아재배법으로 키우기로 작정한 터라 올해는 단영마늘이 주력이기는 하지만 홍산마늘 주아를 한편에 심어놨다.
작년에 처음으로 홍산마늘 주아를 심어서 통마늘을 얻었는데 제대로 관리를 안 해서 잡초에 파묻혀서 풀들 때문에 수확하지 못한 주아가 많았던 관계로 올해는 주아를 좀 관리하며 키우기로 다짐하고 마늘과 같이 심어놨다.
홍산 마늘은 엄청 빨리 자랐는데 주아는 싹 날 기미도 없더니 드디어 하나 둘 자라기 시작한다. 마늘에 비하면 존재감이 너무 부족하게 가느다랗게 자라고 있지만 싹이 난 게 어디인가?
잡초에 치였던 작년의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어릴 때부터 잡초 관리를 좀 해주려고 주아가 싹이 난 곳을 중심으로 주변 잡초들을 잘라 놓는다. 마늘도 이렇게 애지중지 안 키웠는데......
홍산마늘이 자라는 모양을 보니 주아를 키워서 통마늘을 심는 것은 꽤 좋은 것 같다. 발아도 잘되고 자라기도 잘 자란다.
이번 주아도 잘 자라서 좋은 통마늘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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