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콩을 먹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해마다 완두콩을 심고 있다. 처음에 심은 토종 완두콩이 너무 맛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갱년기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콩을 좀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워낙 콩을 싫어하니 그나마 가끔 쪄먹는 완두콩을 심어보자 하여 점순 아주머니에게 종자를 얻어서 심었었는데 이게 수확도 많이 되고 맛도 있어서 키우는 보람이 있었던지라 계속 완두콩을 심고 있는데 작년에 심어보고 싶다고 어렵게 구해서 심은 토종자주완두와 투탕카멘 완두콩이 기대 이하로 맛이 없었던 관계로 완두콩에 대한 흥미가 싹 사라져 버렸다.
심을까 말까를 고민하던 중에 동생이 심고 싶은 완두콩 종자를 구입했기에 씨를 뿌려놨었는데 이제 다들 싹이 올라왔다.
자주완두와 투탕카멘완두는 먹지 않아서 종자만 많아졌는데 동생이 하도 꼴도 보기 싫다고 하여 기회가 되면 종자를 얻고 싶다는 사람에게 나눔 하라고 했는데 어쩌려는지 모르겠다. 이도 저도 안되면 거름이나 되라고 그냥 텃밭에 버리면 된다. 비록 채종한게 아깝기는 하지만.
우습게도 흰꽃이 피는 토종완두는 심고 싶었는데 종자를 어디에 뒀는지 몰라서 못 심었다.
올해 심은 완두콩은 청진주와 슈가피이다. 교잡을 방지하기 위해서 슈가피는 농장 텃밭에, 청진주는 집 앞 텃밭에 심어두었다. 너무 많아도 처치 곤란이니까 딱 스무 개씩만 심겠다고 했는데 아마도 종자가 여유 있는 청진주는 좀 더 심은 것 같고 슈가피는 산 종자가 스무 개밖에 없어서 더 심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고 한다.
동생이 인터넷에서 후기도 열심히 보고 심어본 사람들의 글도 탐독해서 엄선한 완두콩 품종이라고 하는데 과연 맛은 있을지 모르겠다.
월동 완두콩은 2월에 심는 것보다 대략 15일 정도 열매가 빨리 달린다. 열매가 열리는 것을 생각하면 굳이 월동을 시킬 이유가 없을 것 같은데 사람들의 말이 월동을 시킨 콩이 맛있다고 해서 올해도 월동 완두콩을 심어봤다. 사실 우리는 콩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아서 월동시킨 것이 더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자주 완두콩은 월동을 시켜도 안 시켜도 맛이 없었다.
완두콩도 -4도 이하로 떨어지면 보온을 해 줘야 한다고 한다. 작년에는 너무 추워서 가을에 싹 난 완두콩들이 거의 다 죽어서 제대로 자란 월동 완두콩이 몇 개 없었던 관계로 올해는 적게 심었으니 추워지면 부직포를 씌워서 보온도 해주고 나름 관리를 해서 키우겠다고 벼르고 있다.
가물어서 걱정을 했는데 때가 되니 그래도 싹은 올라와서 다행이다. 겨울을 잘 지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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