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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음식 이야기

생강강황청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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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과 강황을 수확했으니 겨울철 몸을 따뜻하게 해 줄 생강강황청을 만들어야 한다. 생강청도 좋긴 한데 강황이 있다면 생강강황청으로 만드는 것이 더 좋다.

예전에 강황이 많아서 생강과 강황을 섞어서 청을 담아 보았는데 의외로 이 조합이 훌륭하다. 생강과 강황을 같이 넣어 청을 만들면 생강과 강황의 매운맛이 상쇄되어 부드러운 매운맛을 지닌 맛있는 차가 된다. 생강만으로 담았을 때 보다 먹기 편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는 더 좋다. 감기기운이 있을 때나 추울 때 먹으면 아주 든든하다. 

커피 이외의 차는 잘 먹지 않는 편이지만 면역력이 떨어졌을 땐 생강차만 한 것이 없기 때문에 매년 생강청을 꼭 담는데 생강차보다는 생강강황차가 더 좋으니 생강에 비해서는 쓰임이 별로 없는 강황이지만 생강강황청을 담기 위해 몇 개만이라도 매번 심고 있다.

 

기본적으로 건강을 위해 먹는 음식들은 건강하고 좋은 재료들로 만들어야 한다. 나는 때때로 어떤 음식의 효능을 열거하며 건강에 좋다고 만드는 법을 소개하는 글에서 건강하고 좋은 재료를 따지지 않는 것이 의아하다. 그 사람들은 건강한 재료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일까? 생강청을 만드는 글을 보니 생강차의 효능을 알려주고 생강청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 놨는데 정작 어떤 생강을 써야 하는지를 언급하는 글은 없었다. 생강의 종류나 재배방법에 따라 영양 성분이 다를 수 있는 부분인데 왜 생강을 따져보지 않는 걸까? 과연 생강이기만 하면 동일한 효능이 나타날까? 이런 의문을 가지는 것이 이상한 일인가?

생강 같은 다비성 작물들은 비옥한 땅에서 키우지 않으면 비료를 처발처발 해서 키워야 하는데 화학비료로 키운 생강으로 생강차를 만들면 역한 매운맛이 난다. 게다가 생강은 개량종과 토종 생강이 있는데 이 두 생강의 맛이나 효능은 확실히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토종 생강으로 생강청을 만드는 사람들은 드문 것 같다. 

우리는 생강청을 만들 때는 반드시 토종 생강을 쓴다. 뭘 모르는 사람들은 손질하기 쉽다고 개량종 생강을 쓰는 게 더 낫다고 하지만 그건 정말 뭘 몰라서 하는 소리다. 생강차의 맛이나 효과는 개량종 생강이 토종 생강을 절대 못 따라온다. 토종 생강은 매운맛 외에도 깊고 은은한 다채로운 맛이 있어서 향이 진하면서도 풍미가 아주 좋고 자극적인 맛이 없다 보니 차나 요리에 쓰면 깊은 풍미와 감칠맛을 더해준다. 반면에 개량종 생강은 단편적인 매운맛만 난다. 생강의 향이 토종보다 약하고 맛은 더 형편없어서 차나 요리에 쓰면 매운맛만 강하고 깊은 맛이 없다. 중국산 마늘과 비슷한 느낌이다. 토종 생강이 없을 때는 아쉬운 딴에 개량종 생강을 쓰겠지만 토종 생강이 있으면 개량종 생강은 쓸모가 없다. 왜 굳이 맛없는 개량종 생강을 먹겠는가?

병을 열탕소독한다

 

각설하고 이제 생강강황청을 만들어 보자. 먼저 생강강황청을 담을 유리병을 열탕 소독한다. 열탕 소독할 때에는 찬물에 병을 넣고 끓여야 유리병이 깨지지 않는다. 유리병이 고루 뜨거워질 때까지 충분히 끓여서 소독해야 한다. 열탕 소독을 끝내면 유리병 안에 물기가 없도록 잘 말려줘야 한다.

씻은 강황
껍질을 벗긴 토종생강

 

생강강황청을 만드는 생강과 강황은 동량으로 준비한다.

생강 껍질은 열을 내리는 성질이 있다고 하여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음식에는 생강 껍질을 제거하고 사용해야 된다고 한다. 그래서 생강강황청을 담을 생강은 껍질을 벗겨서 준비한다. 강황은 껍질을 벗길 필요는 없으나 굴곡진 곳에 흙이 묻어 있을 수 있으니 꼼꼼하게 깨끗이 씻어서 준비한다.

편으로 썬 생강과 강황을 섞어 놓았다

 

준비한 생강과 강황을 얇게 편으로 썰어주는데 요즘은 채칼이나 슬라이서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만 음식을 만들거나 차를 만들 때는 손으로 써는 것이 풍미를 보존해서 훨씬 맛이 좋다. 

직접 편으로 썬 생강과 강황을 한 그릇에 담아 고루 섞어서 유리병에 넣어주고 생강과 강황이 잠길 정도로 꿀을 부어주면 생강강황청이 완성된다.

꿀 대신 동량의 설탕을 넣어도 되는데 설탕보다는 꿀이 더 풍미가 좋고 은은한 맛이 난다. 

완성된 생강강황청

 

뜨거운 물에 타 먹어도 되고 끓여서 먹어도 좋다(꿀의 효능은 떨어지겠지만). 좋은 재료로 만들어서 그런지 먹으면 금세 몸이 따뜻해진다. 완성된 생강강황청을 보고 있으니 올 겨울도 무난히 보낼 수 있겠다 싶어 흡족하다.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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