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열무김치는 우리가 그다지 좋아하는 김치는 아니다.
워낙 밥을 잘 안 먹기도 하고 김치 자체를 반찬으로 먹지 않으니 열무는 늘 풀떼기 찬밥 취급받았다.
사실 지렁이 분변토에서 기른 야채가 다 맛이 좋긴 하지만 상추, 부추, 대파, 열무는 지렁이 분변토에서 키운 것을 먹다 보면 다른 곳에서 기른 것은 맛이 없어서 먹을 수가 없다. 내가 텃밭을 하는 이유기도 하다.
처음 종자를 구매했다가(종자 양이 많다) 종자 소진 차원에서 매년 심기는 했어도 우리가 잘 먹지 않아서 늘 남들에게 나눠줬었는데 고흥식 열무김치를 알고부터 매년 조금씩 열무김치를 담아 먹기 시작했다. 칼칼해서 입맛 없는 여름에 먹기 딱 좋다. 밥을 비벼 먹어도 맛있고 국수 같은데 고명으로 올려 먹어도 맛있었다.
올해는 텃밭에 신경을 쓰지 못해서 열무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다. 일부러 상추 사이에 심었는데 벌레도 좀 먹었고.
김치 담기도 귀찮고(요즘 텃밭일이 많다) 버릴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비소식이 있기에 집에서 열무김치나 담아야겠다고 꾸역꾸역 가져왔다. 손질하고 보니 양이 좀 된다. 얼마 안 될 줄 알았는데.
냉동실에 청양고추 얼려놓은 것도 남았으니 그걸로 김치 담으면 되겠다.
귀찮은 몸을 움직여 김치를 담아 놓고 보니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맛있게 잘 숙성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