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의 시도 끝에 동생과 나는 '역시 텃밭에는 지렁이 분변토 멀칭이 최고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심는 작물이 많아지면서 지렁이 분변토의 이용도 많아졌기 때문에 마음껏 지렁이 분변토 멀칭을 해 주려면 아무래도 지렁이를 키워서 지렁이 분변토를 얻어야 될 것 같다. 작물에 이어 지렁이까지 키워야 하다니 아휴~ 키워야 하는 게 점점 늘어간다.
지렁이를 실내에서 키우는 것은 여러 가지 제약이 있기 때문에 텃밭 한편에 지렁이 사육장을 만들었다. 지렁이 분변토 위에 지렁이 먹이가 될 유기물을 덮어주고 어느 정도 수분을 준 후에 검은 덮개로 덮어 놓으면 알아서 지렁이가 먹이를 먹고 분변토를 만들어 줄 것이다. 우리는 지렁이 분변토 위에 커피 찌꺼기를 깔고 그 위에 호밀을 덮고 차광막을 덮었다. 2주 정도 후에 한번 상태를 점검해 봐야겠다.
아직은 지렁이 먹이가 충분하지 않아서 분변토를 얻기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시간이 나면 지렁이 먹이를 구하는 것도 고민해 봐야 한다. 지금은 커피찌꺼기와 풀과 잔사, 음식물 쓰레기를 지렁이 먹이로 주고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꽤 질 좋은 지렁이 분변토가 얻어질 것 같다.
지렁이를 키울 때는 지렁이가 잘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줘야 하는데(아주 민감하지는 않으니 크게 어렵지는 않다) 온도는 10~30도 사이 (30도 이상이면 부화가 안된다고 한다) 습도는 60~80% 사이(너무 건조해도 지렁이가 도망가고, 너무 습하면 지렁이는 피부 호흡을 하기 때문에 질식해서 죽는다)를 유지해 주면 좋다(환경이 안 맞으면 지렁이가 도망간다). 먹이는 유기물이면 되지만 염분이 높은 것은 피하고, 탄닌 성분도 잘 안 먹으니 감이나 밤껍데기이나 표고버섯 배지 같은 것을 피하고, 시트러스 향도 안 좋아하니 오렌지나 감귤류의 껍질도 피하는 게 좋다. 우리가 먹여보니 느타리버섯 배지나 버섯찌꺼기 같은 것은 아주 잘 먹고, 커피찌꺼기도 잘 먹는다. 수분이 많은 과일 껍질(수박껍질, 멜론껍질 참외껍질등)도 아주 잘 먹는다. 발효된 퇴비도 아주 잘 먹는다.
지렁이는 공기를 좋아해서 가끔씩 뒤집어서 공기를 넣어주면 좋다.
지렁이가 많아져야 지렁이 분변토의 양도 많아지기 때문에 지렁이의 개체수를 늘리는 게 선결 과제지만 환경이 잘 맞으면 빨리 부화해서 번식하게 되기 때문에 적절한 환경이 되도록 잘 관리해 줘야 한다. 얼마나 분변토가 생길지 모르지만 이제 지렁이 사육장을 잘 관리해서 가능한 한 많은 분변토를 얻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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