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는 나의 애정 작물이다. 절대 사 먹지 않는, 꼭 키워먹는 작물 중에 하나다. 텃밭 초기에는 정말 대파를 정성 들여 키웠다. 계속 지렁이 분변토로 북주기를 해서 맛있고 굵은 대파를 얻었는데 요즘 다른 손 많이 가는 작물들 때문에 대파를 돌보기 힘들어졌다. 심어놓고 방치하다시피 키우다 보니 대파 꼴이 말이 아니다.
텃밭을 둘러보는 중에 동생이 '언니 대파가 왜 이래?' 하며 나를 부른다. 고추 사이사이 해충 기피 식물로 심어 놓은 순천동파가 한창 분얼 중이라 겉잎이 쓰러지고 줄기가 갈라지고 있다. '분얼 중이라 그런 거야 그냥 놔두면 돼'
동생은 늘 '제대로 자라는 것만 먹어도 충분해' 하며 모든 작물을 세심하게 관리하지 않는 주의인데 이렇게 관심을 가지는 걸 보니 오랜만에 보는 대파의 상태가 정말 안 좋아 보였나 보다.
동생의 블로그에 순천동파에 관심을 표하는 사람이 정말 많은데, 사실 나는 맛이 그럭저럭이라 사람들이 그렇게 열광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종자 나눔을 원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지 동생이 답지 않게 신경을 쓰지만 사실 순천동파는 그냥 놔두면 알아서 번식이 된다. 작년에도 가을이 되니 분얼이 끝나고 뽀얗고 통통한 자태를 뽐내서 대파가 왜 이렇게 좋냐며 다른 아주머니들의 부러움을 샀었다.
지금 분얼되는 모습을 보니 한 번에 여섯일곱 개로 분얼되려나보다.
내친김에 농장 텃밭에 있는 순천동파도 찍어왔다. 이것도 분얼 중이다.
사실 잘 키우면 엄청 분얼하지만 우리는 다른 대파도 있으니 욕심내서 키우지는 않으련다.
나눔 받아갔던 동생의 블친들은 잘 키우고 있는지 새삼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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