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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음식 이야기

깻잎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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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은 내가 꽤 좋아하는 쌈이다. 원래 쌈을 잘 안 먹긴 하지만 깻잎의 향은 꽤 좋아한다. 그래서 깻잎이 나올 시기에는 여기저기 깻잎을 넣어 먹는다. 밥을 비비거나 볶아 먹을 때도, 라면을 끓여 먹을 때도, 비빔국수를 만든다든지, 스파게티를  해 먹을 때도 깻잎을 넣곤 한다.

 

사실 깻잎은 우리나라에서 꽤 흔하고 농사짓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키우는 작물이지만 우습게도 맛있는 깻잎을 구하기는 꽤 어렵다. 일단 대부분 마트에서 파는 것은 시설 재배라 깻잎 맛이 그저 그렇다. 

예전에 우리가 텃밭을 가꾸기 전에는 인터넷으로 유기농 깻잎을 사 먹었었는데 맛이 있을 때도 있고 맛이 없을 때도 있고 맛의 편차가 심한 데다 유기농임에도 불구하고 신선함이 오래가지 않아서 금세 물러져서 버려야 했다. 그래서 점점 깻잎을 사 먹지 않게 됐는데 덕분에 텃밭을 가꾸고 나서는 꼭 심는 작물이 되었다. 

 

들깨는 고추와 혼작 하면 고추의 해충을 막아 준다고 해서 고추 사이에 심어놓았는데 좋아한다는 말이 무색하게 방치하고 키우는 작물 중에 하나다.

 

비를 맞고 나서 깻잎이 부쩍 큰 데다가 벌레도 없이 깨끗해서 수확해서 깻잎 김치를 담자고 동생이 노래를 불렀는데 김치 담기 싫어서 수확만 하고 미루고만 있다가 수확해서 모아놓은 깻잎이 너무 많은지라 어쩔 수 없이 김치를 담기로 했다.

깻잎 김치 담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긴 한데, 당장 먹을 것도 하기 싫으니 김치 담는 건 더 그렇다.

 

간장에 청양고추, 마늘, 양파, 대파, 생강을 다져 넣고 고춧가루를 넣어 양념장을 만든 후에 손질한 깻잎 다섯 장씩 올려서 양념장을 발라주고 그릇에 담아서 숙성시키면 된다.

여름에 더워서 입맛 없을 때 열무김치나 깻잎 김치와 같이 밥을 먹으면 이게 또 별미다.

작년에 깻잎 김치를 담아서 너무 맛있게 먹었는데 그 뒤로 동생이 깻잎 수확이 많아지면 '깻잎김치, 깻잎김치' 노래를 부른다. 이미 묵은지에 김장김치에, 알타리 김치, 파김치, 열무김치, 부추김치까지 있는데 김치타령이라니. 우리는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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