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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선풍콩 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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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임 아주머니네 밭 풀매기 전 후

요즘 바쁘다고 발길을 끊은 갑임 아주머니네 텃밭은 갈 때마다 풀밭을 방불케 한다. 그래서 텃밭을 둘러보고 나면 꼭 풀 매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사실 풀 매야 할 곳은 갑임 아주머니네 텃밭만은 아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가 계속되니 풀들은 엄청 잘 자란다. 텃밭들마다 무성한 풀 때문에 작물들이 치이고 있어서 눈에 보이는 만큼 할 수 있는 만큼 이곳저곳 풀을 매다 보니 어느 텃밭이나 깔끔하게 풀이 매진 텃밭이 없다. 그러니 이 텃밭을 봐도, 저 텃밭을 봐도 다 풀 매야 할 곳뿐이다. 정말 풀과의 전쟁인 것 같다.

 

선풍콩은 갑임 아주머니네 텃밭에만 심겨 있다. 6월에 심은 콩들이 선풍콩을 제외하고 모두 꽃이 피었으니 선풍콩의 근황을 살피러 갑임 아주머니네 텃밭에 왔는데 풀이 무성해서 콩이 제대로 보이질 않는다. 예상은 예전에 풀을 못 맸던 흑마 1호 옥수수와 검정울타리 콩 주변만 풀을 매 주려고 했는데 직접 와 보니 선풍콩 밭도 풀을 매 줘야 할 것 같다. 대대적인 풀매기 작업이 되었다. 풀매기만 3시간 넘게 했는데 다하지는 못했지만 그나마 밭이 밭다워졌다.

선풍콩 꽃

풀을 매고 선풍콩을 살펴보니 선풍콩 꽃이 핀 모습이 보인다. 선풍콩은 대부분 흰색 꽃이 피었는데 교잡이 됐는지 보라색 꽃이 핀 것도 있다. 다수확 콩이라 그런지 모르지만 꽃이 총총 많이도 핀다.

선풍콩은 워낙 관리를 안 해서 풀 속에서 자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벌레가 많이 먹었고 잎이 노랑노랑 한 것도 많다. 갑임 아주머니네 텃밭 자체가 오랜 관행농으로 망가진 땅이라 원래 벌레가 많기도 하지만.

다른 텃밭에 비해 콩이 자라는 모양이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렇다고 크게 잘 못 자라는 것도 아니다. 같은 선풍콩을 심은 갑임 아주머니가 본인의 콩과 우리 콩을 열심히 비교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 잘 자라는 것도 너무 못 자라는 것도 부담스럽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상태는 나쁘지 않다. 

신경을 많이 못 써도 별 탈없이 자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