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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참외 수확(사과참외, 개구리참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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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한 사과참외와 개구리참외

과일을 좋아하는 동생이 의지적으로 심은 참외인데 우리에게 참외 농사는 참 쉽지 않다. 일단 덩굴이 너무 무성해서 착과 된 열매 찾기도 힘든 데다 착과 되어 익은 참외도 언제 따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참외의 수확시기는 참 가늠하기 힘든 것 같다.

너무 빨리 따면 맛이 없고 너무 늦게 따면 터져버린다. 맛없는 참외를 먹기는 싫지만 또 터져서 못 먹게 되면 아까운 마음이 드니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하다.

문제는 참외의 정확한 수확시기를 알 수 없다는 것인데, 이런저런 방법으로 찾아보고 있지만 아직도 맛있을 때 수확하는 법은 모르겠다.

 

사과참외는 표면이 완전히 미색이 되고 배꼽이 움푹 들어가면 수확하면 된다고 하는데 그러다가 터트린 것도 있고, 수확해서 먹어봤는데 맛이 있는 것도 있고 맛이 없는 것도 있다. 작년에 사과참외는 정말 맛있었는데 올해는 작년에 먹었던 사과참외와는 사뭇 맛이 다르다.

개구리참외도 바탕이 노란색으로 변하면 수확하면 된다고 했는데 역시 몇 개는 터트렸고 먹어보니 어떤 것은 맛이 괜찮고 어떤 것은 맛이 없었다. 처음 먹어보는 참외라 맛도 잘 모르고 제대로 익은 참외를 수확한 건지도 잘 모르겠다. 

 

미색으로 변한 사과참외 중에 열과 되는 것이 생겨서 익었다고 생각되는 참외를 모조리 수확해 왔는데 사과참외가 일시에 수정이 됐는지 두 주 심어놓은 곳에서 한 번에 열개의 참외를 수확했다.  개구리참외는 맛을 보기 위해 시험적으로 익었다고 생각되는 것으로 두 개만 수확해 왔다.

 

요즘 집에 과일이 넘쳐나서 아무리 참외라지만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수확되면 상당히 곤란하다. 과일 좋아하는 동생이 우리끼리 다 못 먹겠다고 참외를 나눠주자고 한다. 토종 참외는 이 지역에서는 우리 밖에 심는 사람이 없고, 일반 참외를 심은 사람들도 장마에 줄기가 다 죽어서 대부분의 참외 농사가 끝났기 때문에 이 시기에 참외는 귀하신 몸이다.

점순 아주머니와 갑임 아주머니 그리고 아랫집에 사 먹기는 힘든 토종 참외니 맛보라고 사과참외를 나눠줬는데 다들 맛을 보고 맛있다고 전화까지 한걸 보면 참외 맛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나 보다.

 

정작 우리는 올해 사과참외가 그다지 맛있지가 않다. 작년에는 과육도 연하고 과즙도 많고 멜론 같은 맛이 나는 참외였는데 올해의 사과참외는 일반 참외와 비슷한 맛이다. 내년에는 종자를 다시 구해서 심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키우는 농작물들은 대체적으로 파는 것과 구분되게 월등하게 맛이 좋은데, 참외는 우리가 키운다고 특별히 맛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키우는 보람이 너무 없는 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