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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서리태 근황(청자 5호, 귀족 서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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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5호 서리태 밭

 

갑임 아주머니네 텃밭에는 발걸음을 잘 안 하게 된다. 어차피 올해 수확이 끝나면 반납할 예정이기도 하고 이 텃밭은 일이 잘 안 되는 데다 작물의 작황이나 맛이 우리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에 거의 방치 상태이긴 하다.
날이 너무 가물어서 물을 주려고 왔다가 갑임 아주머니가 물을 주고 있어서 기다리다 물도 못주고 그냥 온 이후로 이 텃밭에 관심이 뚝 떨어져 버렸다. 어차피 일도 잘 안 되는 거 제대로 자라든 말든 나오는 것만 수확하고 치워 버리자는 심정이 되어버린 것이다.

청자 5호 서리태 꼬투리가 달린 모습

 

점순 아주머니네 온 김에 둘러보기만 하려고 와서 보니 청자 5호 서리태가 꼬투리가 달리기 시작했다. 방치하고 있는 것에 비해 작황은 나쁘지 않다. 사실 날이 너무 가물어서 콩이 제대로 열리기나 할까 걱정이 많았는데 그래도 제법 콩 꼬투리를 달고 있으니 조금 안심이 된다. 콩 꽃이 핀 이후에는 물 관리를 잘해줘야 한다고 하는데 날은 가물고 관수시설이 제대로 없는 우리 텃밭은 마냥 하늘만 바라보고 있어서 이번 콩 농사는 망했구나 하는 심정인데 수확량이 어찌 됐든 콩은 제대로 자라고 있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귀족 서리태보다 늦게 심었는데도 벌써 꼬투리가 달리다니 청자 5호 서리태는 역시 빠르게 자란다.

 

같은 콩을 심었는지라 갑임 아주머니도 은근 본인의 콩과 우리 텃밭 콩을 비교해 보면서 우리 콩이 잘 자란다고 부러워하는데 올해 콩 농사는 작년보다는 좋지 않은 것 같다. 갑임 아주머니네 콩과 비교하면 우리 텃밭의 콩이 훨씬 꽃이 많이 달리긴 했는데 사실 콩이 익어봐야 아는 거지 지금 좋네 나쁘네 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올해는 너무 덥고 가물어서 작물들의 작황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다. 그래도 자랄 놈은 자라겠지 하는 심정으로 방치하고 있으니 수확이라도 하면 땡큐다.

귀족 서리태 꽃 핀 모습

 

귀족 서리태는 동물이 잎을 뜯어먹었는지 사실 순 지르기를 하지 않았음에도 자연 순 지르기가 되었다. 원래 귀족 서리태는 엄청 크게 자란다고 했는데 올해는 순 지르기를 하지 않았아도 적당히 나지막하게 자라고 있다. 날이 가물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주변의 콩밭과 비교해 보면 우리 농장 텃밭의 콩들은 키가 크지도 않고 잎이 무성하지도 않고 적당히 잘 자라고 있는 것 같다.

6월 9일에 파종했으니 제 날짜에 심은 건데 현재까지는 꽃만 무성하다. 청태나 청자 5호 서리태와 비교해 봐도 월등하게 꽃이 많이 달렸다. 이 꽃들이 다 꼬투리가 되면 열매가 얼마나 많이 달리려나?

귀족 서리태 밭

 

다른 콩들에 비해 비교적 관심을 두고 있는 콩인지라 텃밭에 갈 때마다 한 번씩 살펴보긴 하는데 올해는 생전 처음으로 동물들(고라니로 추정)이 잎사귀를 뜯어먹는 피해도 당했고 가뭄 때문에 땅이 말라서 제대로 클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이대로 쭉 잘 자라주기만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