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잎국화가 꽃을 피웠다.
동생과 나는 꽃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지만 우리 텃밭에는 해충 기피 목적을 위해 심어 놓은 꽃들이 몇 가지 있다. 메리골드 한련화, 삼잎국화, 제충국, 제라늄, 야래향등.
삼잎국화는 재작년에 동생이 지인에게 종근을 얻어서 심은 것인데 작년까지는 꽃을 못 봤고 올해 처음으로 꽃핀 모습을 보게 되었다.
번식력이 강하다고 하고 또 국화과라 벌레를 쫓는 효과를 기대해서 풀밭인 농장 텃밭 입구에 잡초 견제와 해충 기피 목적으로 옮겨 심어 놓았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자라서 꽃을 피우니 대견하다.
봄에 어린잎은 나물로도 무쳐먹고 쌈으로 먹기도 하는데 채소를 좋아하지 않는 우리 취향은 아니었다. 그래도 기관지에 좋다고 해서 올봄에는 나름 열심히 먹어보긴 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나오는 부지깽이나물에 밀려 식용 목적보다는 해충 기피 목적으로 키우게 된 작물이다.
높이 자란다고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1.5m는 가뿐히 넘기는 것 같다. 이 가뭄에도 2m 가까이 자라서 꽃을 피웠다.
삼잎국화꽃은 아무리 좋게 봐도 이쁘지는 않은 것 같다. 국화꽃이라고 기대를 했는데 꽃 모양은 아쉽기 그지없다.
그래도 벌레를 쫓는 역할은 좀 하는지 농장 텃밭에 충해가 작년보다는 많이 줄어든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가 삼잎국화 앞 쪽에 심겨 있는 가지 사진을 보고 어쩜 가지 잎에 벌레 먹은 흔적 하나 없이 깨끗하냐고 신기해했는데 과연 꽈리고추와 가지의 충해가 작년보다 훨씬 줄어든 건 맞는 거 같다.
원래 날이 가물면 벌레가 기승이라고 한다. 주변 농가들은 여기저기 농약 친다고 난리인데 우리 텃밭은 천연 농약조차 안치고도 고추나 콩 같은 작물들의 충해가 작년보다 덜해서 해충 기피 작물의 영향이겠거니 하고 있다.
잘 번식시켜서 텃밭 가장자리에는 메리골드와 삼잎국화 한련화로 채우는 것이 우리의 자그마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