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을 키우다 보면 작물의 재배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토종 종자들은 키우는 사람들이 적어서 더 그렇다. 작년에 선비콩을 처음 심고 선비콩 재배에 관련한 정보를 열심히 찾아봤으나 딱히 쓸만한 정보가 없어서 되는대로 키웠었는지라 올해는 재배 기록을 열심히 남겨보자며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텃밭 일이 바쁘다 보니 막상 글 쓰는 것은 도외시하게 된다. 이러니 제대로 된 농사 기록이 남을 수 있을지 걱정스럽긴 하다.
아주까리 밤콩과 선비콩은 5월에 심은 콩들이다. 선비콩을 먼저 심고 2주 정도 후에 아주까리 밤콩을 심었는데 자라는 속도는 아주까리 밤콩이 더 빠른 것 같다. 꽃도 일찍 폈고, 꼬투리도 일찍 달렸고 당연히 콩도 더 빨리 여물고 있다.
아주까리 밤콩 밭 사진을 보면 콩잎이 노랑노랑한 것이 수확할 때가 가까운 것 같다. 꼬투리도 제법 볼록해졌다. 꼬투리가 익어서 노랗게 되고 하나 둘 터지기 시작하면 수확해서 말리는데 제대로 익으려면 아직은 좀 기다려야 하지만 9월 중으로 수확하게 될 것 같긴 하다.
선비콩은 마늘 전작으로 심은 것인데 익는 속도를 보니 마늘 전작은 안 되겠다. 10월쯤 수확이 가능할 것 같다. 5월에 심어도 되는 콩이라 하여 일찌감치 심었는데 꽃피는 시기나 콩 익는 속도를 보니 메주콩이나 서리태와 비슷해서 6월에 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날이 가물어서 그런지 작년만큼 크게 자라지는 않지만 땅으로 기는줄기가 많아서 줄을 쳐줘야 하나 고민스럽다. 아주머니들은 우리가 재식간격이 넓으니 콩 하나하나 지주대를 박아서 줄을 치라고 하는데 그건 너무 일인 것 같고 그냥 제대로 달린 것만 수확해 먹을까 하고 있긴 한데 고추 정리하고 지주대가 여유가 있으면 줄을 칠지도 모르겠다.
작년에도 선비콩이나 서리태, 청태가 다 땅으로 기어도 특별히 조치 안 하고 놔뒀다가 수확하긴 했지만(그렇다고 수확량이 적은 것도 아니긴 했다) 주렁주렁 달려 있는 꼬투리를 보니 쳐지는 가지를 묶어서 올려주면 더 좋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사람의 욕심인가 보다.
선비콩은 이번이 두 번째로 심는 콩임에도 아직 어떻게 키우는 것이 잘 키우는 것인지, 얼마나 나와야 수확량이 좋은 건지 잘 모르겠다. 20~30알 정도 심어서 한 되 정도 나오니 수확량이 적은 것은 아닌 것 같긴 한데 관련 정보가 너무 없긴 하다.
늘 콩은 방치하고 키우면서 잘 키우길 바라는 것은 우습지만 그래도 농사도 기술인데 매년 나아지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꼬투리가 통통 해지는 것이 있는 걸 보니 나름 콩이 잘 여물어 가고 있는 것 같다.
메주를 만들 만큼 콩을 수확할 수 있으려나? 관리도 안 해 주면서 바라는 것만 많은 것 같아 살짝 선비콩에게 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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