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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다수확 콩의 근황(선풍콩, 청자 5호 서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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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콩 밭
선풍콩 꼬투리 달린 모습
청자 5호 서리태 밭
청자 5호 서리태 꼬투리 달린 모습

우리는 판매 목적이 아니라 자급 목적으로 농사를 짓는 거라 사실 콩은 다수확을 바랄 이유가 전혀 없다. 콩을 많이 먹지 않는 데다 이미 보관하고 있는 콩도 많다. 작년에 수확한 선비콩과 청태, 백태, 귀족서리태도 남아 있고 올해 수확한 완두콩과 검정동부콩도 꽤 많이 저장해 놓았다. 사람들에게 많이 나눠주기도 했는데 지인들이 별로 없는지라 여전히 콩은 많아서 굳이 다수확 콩을 심으려고 애쓴 건 아니지만 종자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심은 거였다.

 

선풍콩은 작년에 심어봤기 때문에 꼬투리가 많이 달리는 것을 알고 있긴 했지만 올해 제대로 심어 놓으니 콩 꼬투리 달린 것이 장난이 아니다. 다글다글 얼마나 많이 달렸는지. 점순 아주머니와 갑임 아주머니에게 콩 꼬투리가 많이 달렸다고 했더니 뭣도 모르는 우리가 과장해서 이야기하는 줄 알고 곧이듣지 않더니 우리 텃밭에 와서 청자 5호 서리태와 선풍콩을 들춰보곤 콩 꼬투리가 이렇게 많이 달린 건 처음 봤다며 굉장히 놀라워하셨다.

 

점순 아주머니는 이번에 콩농사는 완전히 망했다고 한다. 날이 너무 덥고 가물어서 콩꽃이 수정이 안되고 그냥 말라붙었단다. 콩 꼬투리가 하나도 안 달려서 그냥 뽑아버리고 배추를 심을 거라고 하시면서 무지 속상해하셨다. 늘 청태만 심으셨는데 내년에는 우리처럼 다수확 콩을 심어야겠다고 하셨다. 이 주변은 올해 콩 농사가 좋지 않은데 우리 텃밭의 다수확 콩들은 날씨와 상관없이 저렇게 많은 꼬투리를 달고 있으니 보는 사람들이 놀라워할 수밖에.

 

처음 콩 꽃이 필 때만 해도 가지도 얼마 안 벌어진 상태에서 꽃이 펴서 콩 꼬투리가 달리면 얼마나 달리겠나 하고 비웃었는데 다수확 콩은 역시 다수확 콩인지 청자 5호나 선풍콩이나 콩 꼬투리가 어마무시하게 달렸다. 귀족 서리태나 청태도 꼬투리가 참 많이 달리긴 했는데 다수확 콩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게다가 다수확 콩들은 탈립도 안되니 수확량은 예상보다 훨씬 많을 것 같다.

 

갑임 아주머니는 올해 다수확 콩이라고 서리태 종자를 사서 심었다는데 자라는 모습을 보니 다수확 콩은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우리 청자 5호 서리태 꼬투리 달린 것을 보더니 나중에 종자 좀 달라고 벌써부터 종자 타령이다. 아무리 안 먹는 콩이긴 하지만 그래도 유기농 콩인데 종자로 쓰기는 좀 아깝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뿐인가 보다.

선풍콩이나 청자 5호 서리태는 정부 보급종 콩이라 구입할 수도 있는 것들인데 본인들이 구하려고 하지는 않고 우리한테 종자를 달라고만 하니 참 난감하다. 작년에도 선풍콩 종자를 반 되나 달라고 해서 우리를 기함하게 했는데 서리태 종자도 터무니없이 많이 요구할까 봐 살짝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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