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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팥 꼬투리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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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일팥 꼬투리
검정팥 꼬투리

 

올해의 팥 농사는 거의 포기 상태다. 일찌감치 심었던 비단팥과 검정팥은 잡초에 가려져 찾을 수가 없다. 주변으로 호박 덩굴이 지나가서 팥 밭으로 진입하기조차 힘들다. 수박과 호박이 지나가고 있어서 풀을 맬 수도 없기에 그냥 방치했더니 호박 덩굴과 풀이 너무 무성해서 팥을 찾기도 힘들다. 따로 심어놨던 앵두팥과 오십일팥은 가뭄에 땅이 너무 말라서 그저 죽지 않는 게 용할 뿐이다. 

팥은 동지에 팥죽 끓여 먹는 것과 여름에 팥빙수 해먹을 단팥을 만들 정도만 있으면 되는데 올해는 참외 슬러시를 먹느라고 냉동실에 넣어둔 단팥을 꺼내지도 않았다. 나중에 찐빵이나 만들어 먹어야 될 것 같다. 아직 작년에 수확한 팥도 남아 있는 상태라 팥 수확에 목을 맬 이유가 없다 보니 수확할 게 있으면 수확하고 없으면 말고 하는 심정으로 방치하고 있다.

 

팥 꽃이 피긴 했지만 잡초와 호박, 수박 덩굴과 뒤 엉겨 너무 엉망으로 자라서 내심 팥은 수확을 포기했는데 때가 되니 꼬투리가 생기긴 한다. 호박 덩굴이 너무 무성해서 팥을 제대로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시나브로 팥 주변 정리를 해봐야겠다.

 

오십일팥도 꼬투리가 하나 둘 달리기 시작하긴 하는데 워낙 가지도 제대로 못 뻗었고 고라니(로 추정되는)가 잎을 자꾸 뜯어먹어서 제대로 수확할 수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하다못해 종자 할 만큼만이라도 나오렴.

자생 비단팥

현재 우리 텃밭의 팥들은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다. 그러나 팥 따위를 물 주면서 키울 수는 없으니 알아서 자라라고 내버려 두고 있는데 집 앞 텃밭에서 자생으로 난 비단팥은 저 혼자 남다른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한주가 어마어마하게 줄기가 뻗어서 자라고 있는데 벌레가 많은 팥임에도 별다른 충해 없이 깨끗하다. 꽃도 꽤 많이 폈는데 동생이 이 한주에서 얼마나 수확할지 궁금하단다. 내심 팥에 대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자생팥이 되겠다.

 

콩이나 팥 꼬투리가 열리는 이 시점에 날이 덥고 가물어서 올해의 수확량은 많지 않을 것 같지만 언제나 그렇듯 우리 먹을 것만 나오면 충분하니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 하다 못해 종자 할 정도는 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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