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호기심 덕분에 우리 텃밭은 늘 꽤 많은 종류의 작물들이 자란다. 조그마한 텃밭에서도 30종~50종 정도를 키웠었으니 텃밭이 넓어진 지금은 심겨있는 종류를 다 세지도 않는다(어차피 많을게 뻔하니까).
유기농으로 작물을 키우다 보니 해충기피 효과가 있는 허브들을 작물 사이사이나 텃밭 가장자리 곳곳에 심어서 키우고 있는데 어느 날 세어보니 꽤 많은 허브들이 자라고 있었다.
허브와 작물을 함께 키우면 해충방제 효과도 있지만 작물의 맛도 좋아지게 한다고 해서 동반작물로서 허브들을 의지적으로 키우고 있는데 몇 번을 심었어도 싹이 안 나서 못 키운 것(오레가노, 타임, 캣닢등)도 있고 심었다가 잡초에 치여 죽인 것(탄지, 차이브 등)도 있다.
현재 집 앞 텃밭에서 자라고 있는 허브들을 모아봤다(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동생이 의지적으로 키운다고 하는데 너무 크게 자라니까 풀 매면서 한 번씩 베어 버리는데도 은근 잘 번식하는 개똥쑥이다.
정말 텃밭 구석에서 자라고 있어서 방치되고 있는 허브인데 알아서 자라고 알아서 번식하고 있는 중이다. 이걸 기특하다고 해야 하나?
동생의 추억 소환 작물이라 우리 텃밭의 허브 중에서는 꽤 애지중지 키워지고 있는 레몬그라스다. 잡초로 오인받아 수시로 뽑혀서 제대로 자란 적이 드물기도 하다. 살아남은 모종 2개를 엄청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데 겨울에는 화분으로 옮겨서 집안으로 들여올 거라고 하니 동생의 애정이 각별한 작물이긴 한 모양이다.
모기퇴치 식물로 키우고 있는 허브다. 텃밭에 모기가 너무 많다고 동생이 특별히 모종을 사서 심었는데 모기퇴치 효과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나름 잘 자랐으니 번식도 많이 되면 좋을 텐데.
민트류 허브는 뿌리로 번지다 보니 너무 번식이 잘 돼서 고민이다. 해충기피 작물로 한주를 옮겨 심은 것인데 어느덧 꽤 많이 번식했다.
너무 잘 자라서 고민인 메리골드. 너무 크게 자라니 텃밭에서 걸리적거린다고 구박받는 중이다. 내년에는 일찍 져버린 화이트스완 메리골드도 같이 볼 수 있겠지?
은근 해충방제효과가 좋은 유칼립투스다. 유칼립투스 주변에서 자라는 작물들은 정말 깨끗하게 자란다. 그래도 생각보다 너무 크게 자라고 있어서 고민이 많다.
키우다 여러 번 죽인 전적이 있는 로즈메리다. 이번에는 작물 심는 두둑에다 심어놨는데 너무 크게 자라는 건 아니겠지?
노린재 방제에 좋다고 해서 심어놓은 한련화다. 한창 꽃이 폈다가 어느 순간 모두 사라졌는데 키웠던 자리에서 새로 자라고 있다. 라벤더는 올봄에 옮겨놓았는데 잡초가 너무 무성한 곳이라 정말 힘겹게 크고 있다. 좋은 자리로 옮겨줘야겠다.
식용으로 키우는 허브다. 고소한 버터향이 끝내준다. 스파게티나 피자에 올려먹으면 정말 맛있는데 시중에서 파는 것은 풀내 나는 떫은맛이 나서 꼭 키워 먹어야 하는 허브다.
이곳에서는 부추전이나 추어탕 같은데 넣어 먹는데 우리는 먹지 않는 작물이라 이전에 텃밭을 사용하던 사람이 심어놓은 것을 해충 기피 작물로 몇 개만 키우고 있다.
식용으로도 해충 기피작물로도 인기 만점인 바질. 보관이 잘 안 되는 허브다 보니 텃밭에 키우면서 필요할 때마다 따서 사용한다. 가지과(고추, 토마토) 작물의 동반작물로 항상 심는 허브이기도 하다.
아주 즐기지는 않지만 가끔 사용할 일이 있어서 키웠는데 씨 맺힌 것을 그대로 놔뒀더니 키웠던 자리에서 새로운 고수가 엄청 자란다.
동생이 잘 키워보고 싶어 하는 허브지만 늘 관리를 못해서 많이 번식시키지 못하는 허브다. 쳐다볼 때마다 '딜버터가 그렇게 맛있다는데'하며 미련을 두지만 만들 여유가 없어서 아쉬움만 커지는 중이다.
워낙 번식력이 좋아서 텃밭에 심으면 안 된다는 페퍼민트다. 차로 만들기도 하고 포푸리로 쓰기도 하고 해충 방제 효과도 있어서 텃밭 구석에서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방치하고 있다. 잡초가 자라는 것보다야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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