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생강이나 강황은 종자를 따로 보관하진 않았고 매번 사서 심었는데 작년에 강황을 상토에 보관해 놨다가 다시 심었더니 제대로 자랐기에 올해는 생강과 강황 종자를 상토에 보관해 보기로 했다. 뭐 제대로 보관이 안되면 종자를 사서 심으면 되니까 시험 삼아 보관해 본다. 제대로 보관이 된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종자를 남겨놔도 되겠다.
생강이나 강황이나 종자를 사면 최소 단위가 1~2kg이라서 우리가 심기에는 양이 좀 많은 관계로 종자를 살 때마다 고민이 많았는데 제대로 종자 보관만 된다면 우리가 심을 양만큼만 종자를 보관하면 되니 얼마나 좋은가?
강황이나 생강이나 먹을 것은 서리가 내린 이후에 수확하면 크기가 더 커진다고 했는데 종자로 보관하는 것은 서리 내리기 전에 수확해야 된다고 하여 (서리 내린 이후에 수확하면 저장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다음 주에 날이 추워진다고 하니 비 오기 전에 종자용으로 쓸 것들만 한뿌리씩 수확했다.
강황은 한뿌리가 대략 1kg 정도 되고 개량종 생강은 500g, 토종생강은 200g 정도 된단다(토종생강은 종자용을 더 수확해야 할 것 같다. 1kg 정도 종자로 보관할 계획이다).
양념으로 쓸 생강은 개량종을 써도 되지만 차를 끓이거나 청을 담는 것은 토종생강으로 담아야 깊은 맛이 나기 때문에 우리는 늘 두 가지를 같이 심는다. 그러니 둘 다 종자를 보관한다.
종자로 보관할 거라 씻지 않고 흙만 털어서 잔뿌리를 정리하고 살짝 말린다. 지렁이 분변토에서 자란 것이라 흙이 많이 안 묻어난다. 아랫집 아주머니가 보시더니 '종자 할 거는 씻으면 안 된다'라고 잔소리를 하신다. 씻은 거 아니라고 얘기해 주니 안 씻었는데 어떻게 저렇게 깨끗하냐고 의아해하신다. 그야 지렁이 분변토에서 자랐으니까요.
생강이나 강황이나 윤기가 반질반질한 것이 얼마나 이쁜가? 종자용을 수확해 놓으니 마음이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