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서리태가 탈립이 되기 시작하는 걸 보니 수확해야 하는 때인가 보다. 날씨가 이상해서 그런지 콩이 익는 편차가 너무 심하다. 통통한 꼬투리를 하나 까보니 까만색이 제대로 안 들었는데 탈립이 되는 것도 있으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더 많이 탈립 되기 전에 수확하기는 해야겠지. 좀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귀족서리태를 수확한다.
올해의 콩은 동생의 표현을 빌리자면 안습이다. 너무 가물어서 그런지 크기도 작지만 쭈글이가 된 콩도 많고, 제대로 여물지 않은 콩도 많다. 귀족서리태도 처참하기는 매한가지이다.
이미 고라니에게 잎을 여러 번 뜯기는 수난을 당하기도 했고 날이 워낙 가물었기 때문에 그저 수확할 콩이 있음에 감사해야 할 지경이다.
주변 농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올해는 날도 가물고 기온이 높아서 워낙 벌레들이 기승이었기 때문에 콩의 작황이 다들 좋지 않았다고 하니 여러모로 아쉽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수확이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련다.
맛을 보려고 밥에 올려먹어 봤는데 콩 모양은 별로였어도 맛은 여전히 좋다. 쫀득한 식감에 단맛이 아주 강하다.
갑임 아주머니가 귀족서리태를 먹어보고 무슨 콩이 이렇게 쫀득하고 다냐며 놀라워했는데 우리는 다른 서리태를 안 먹어봐서 서리태 맛을 알지 못하지만 귀족서리태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콩 중에서는 제일 단맛이 강한 콩인 건 분명하다. 선비콩도 아주 단맛 나는 콩인데도 같이 먹어보면 귀족서리태가 훨씬 더 달다.
올해 콩 수확이 너무 힘들어서 살짝 콩을 심지 말까 하다가 또 맛을 보니 아까워서 심어야겠다. 사람들은 우리 청태도 달고 맛있다고 극찬을 했는데(유기농 콩이라서 그런 것 같다) 선비콩과 귀족서리태는 청태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달고 맛있다. 역시 매년 심어서 종자 보존을 해야만 하는 콩이다.
내년에는 콩도 너무 방치하지 말고 제대로 관리해서 잘 키워야겠다. 전반적으로 아쉬움이 큰 귀족서리태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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