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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옥수수와 동부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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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주위에 동부콩을 심은 모습

텃밭을 한다면 꼭 키워 먹어봐야 하는 작물 중 하나가 옥수수가 아닐까 싶다.

옥수수는 수확 직후부터 당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수확해서 바로 먹어야 맛있다. 그래서 맛있는 옥수수를 먹으려면  반드시 텃밭에서 키워 먹어야 하는 작물이다.

키워 먹는 옥수수의 맛은 사서 먹는 옥수수에 익숙해진 사람에게는 신세계일 것이다.

 

옥수수는 동생과 나 둘 다 좋아하기 때문에 맛있게 키우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밭 가장자리에 심는 주변 농부들과 달리 우리는 다비성 작물이라고 텃밭의 가장 좋은 자리에 옥수수를 심는다. 처음에 옥수수를 심을 때는 땅 아깝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잔소리를 꽤나 들었다. 그러나 내가 맛있는 옥수수를 먹겠다는데 누가 말리겠는가?

 

지렁이 농장이 없어져서 지렁이 분변토를 맘대로 쓰던 예전과 상황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지렁이 분변토로 마음껏 추비를 해줬었는데 그럴 수 없게 됐으니 다비성 작물은 질소 고정을 하는 콩과 작물과 혼작 하는 방식으로 작물을 심기 시작했다.

작년에 갑임 아주머니에게 얻은 검은 동부콩 종자가 있어서 옥수수 사이에 하나씩 심어줬더니 동부콩이 옥수수를 감고 자라서 따로 지주대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옥수수는 콩 덕분에 따로 추비를 하지 않아도 잘 자랐다.

 

다른 농작물이야 많이 수확되면 '지옥'소리를 들으며 눈총을 받겠지만 옥수수는 우리에게 늘 다다익선이다.  늦게까지 따먹으려고 7월까지는 꾸준히 옥수수를 순차적으로 심는다. 수확도 많이 돼서 많이 나눠 먹기도 했지만 쪄서 냉동실에 보관했다 겨울까지 먹곤 한다. 우리 옥수수를 얻어드신 아랫집 아주머니가 '너희 옥수수는 윤이 반짝반짝 난다'며 농사 잘 짓는다고 칭찬을 하셨더랬다.

 

올해도 어김없이 옥수수를 심고 동부콩을 옥수수 옆으로 하나씩 심어줬다. 잘 자라서 옥수수에게 거름을 만들어 주렴.

먹지 않는 동부콩 처리는 다음에 생각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