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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완두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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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바닥 텃밭의 자주 완두

콩 종류는 거의 먹지 않는데 누군가에게 얻은 완두콩을 삶아 먹어봤는데 나쁘지 않았다. 갱년기 예방차원과 오래된 단백질 부족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콩을 좀 먹어야겠는데 다른 콩들은 좀처럼 안 먹을 것 같으니 무난한 완두콩을 심어 보기로 했다(완두콩도 나만 먹는다). 작년에 점순 아주머니에게 완두콩 종자를 얻어서 갑임 아주머니 텃밭에 대 여섯 알씩 22 구멍에 파종을 했었다. 낙엽 멀칭을 했던 터라 낙엽 날리지 말라고  한랭사를 씌워 뒀었는데 그 덕분에 추운 겨울을 잘 견딘 것 같다. 싹이 나서 2주씩만 남기고 나머지는 옆 고랑으로 옮겨놓고, 당시 갑임 아주머니 밭에 양파와 마늘이 있었는지라 마늘과 양파에 액비를 줄 때 같이 액비를 주면서 키웠다. 그때만 해도 완두콩이 거름이 많이 필요한지도 몰랐고 어차피 지렁이 분변토 액비는 많이 준다고 해가 있는 건 아니니까 한창 양파를 신경 써서 키우던 때라 본의 아니게 완두콩도 액비를 많이 주고 키웠다.  누군가가 완두콩 지지대는 활대면 충분하다고 하여 양쪽에 활대를 꽂아 놓고 키웠는데 완두콩 덩굴이 150cm를 훌쩍 넘겼다. 완두콩 줄기들이 다 땅으로 기어서 수확할 때 엄청 고생했다. 그런 거 치고 수확량은 완전 대박이어서 대략 50주 정도 키웠는데 상품인 완두콩을 20kg 넘게 수확했다. 냉동실에 얼마 보관하고 쪄서도 얼려놓고, 갑임 아주머니, 아랫집, 동생의 블친들에게도 나눔 할 정도로 말 그대로 완두콩으로 동네잔치를 했다.

콩을 싫어하는 동생도 우리가 키운 콩이라 가끔 먹긴 해도 아직은 콩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지라 다음에는 적게 심자고 다짐을 했었다. 그래서 종자도 적게 남겨놨다.

운동을 하면서 동네를 걷다 보니 붉은 자주색 꽃이 피는 완두가 있어서(우리 완두는 흰색 꽃이 핀다) 키워보고 싶다고 했더니 동생인 인터넷 카페에서 강황과 맞바꿔서 자주 완두 종자를 얻어줬다.

결국 올해는 종자 남겨놨던 토종 완두와 자주 완두, 나중에 나눔 받은 투탕카멘 완두까지 적게 심자는 다짐이 무색하게 역대급으로 많이 심었다. 수확량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농장 텃밭으로 가는 길에 다른 집에서 키우고 있는 완두콩을 봤는데 색깔이 비정상적으로 파란 것이 요소 비료를 뿌린 것 같다. 내가  동생에게 이야기했더니 동생이 콩인데 설마 요소를 쳤겠냐며 나중에 점순 아주머니에게 물어보자고 했는데 점순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완두콩에는 요소 비료를 뿌린단다. 안 그러면 열매가 제대로 안 달린다나? 완두콩은 약을 잘 안친다고 했는데 유기농 콩이 없는 이유는 비료 때문인가 보다.

 

우리는 잘 안 먹는 콩이라 천대받고 있는데 주변에 의외로 완두콩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름에 놀러 왔던 동생 친구들도 그렇고 주변 어르신들, 동생의 블친들까지. 동생의 블친 중 우리와 지척에 사는 분은 완두콩 익으면 따러 오겠다고 하셨단다. 우리는 완두콩을 일 년에 2kg 도 채 먹지 못한다. 그러니 너무 많이 수확되면 나름 곤란한데 작년에 얻은 정보가 있으니 올해는 좋아한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얼른얼른 나눔 해야겠다. 

 

우리가 콩 종류는 작년에 처음으로 심어봤는데 다른 작물에 비해 수확량이 너무 좋다. 선풍콩도 20 개 정도 심어서 2kg 정도 수확했고,  귀족 서리태도 10알 정도 심어서 1.5kg 정도 수확했다. 유기농으로 키워서 그런지 콩비린내가 나질 않는다. 나나 동생이나 콩 비린내 때문에 콩을 안 먹었는데 직접 키워서 먹어 보니 콩이 고소하고 달다. 

 

올해는 완두콩이 많이 수확되면 완두배기를 만들어 보자고 했는데 과연 어떨지~ 5월 말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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