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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팥(시나리팥, 앵두팥)과 검정 울타리콩 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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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 팥 밭

콩을 심으니 6월이 바쁘다. 느낌상 계속 파종만 하는 것 같다. 

사실 파종 전에 밭도 만들어야 되니 뚝딱 심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대충 큰 일을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동생의 말이 아직 팥을 못 심었단다. 작년에 심어서 종자를 보관했던 금비팥과 검정팥은 이미 심었고 토종팥 종자라고 나눔 받아 놓은 시나리팥과 앵두팥이 남아 있다고 한다.

시나리팥은(본명은 오십일팥인데 쉰나리팥, 쉰날거리팥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고 한다) 일반 팥 보다 더 맛있어서 팥죽 끓여 먹기 좋다고 점순 아주머니가 이야기했었는데 제대로 키워서 맛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토종 종자들은 구하기 쉽지 않으니 있으면 심어서 종자 증식을 해야 한다.

심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서 고심을 했는데 양이 적은 시나리팥은 미백 옥수수와 땅콩 심어놓은 밭의 빈자리에 심기로 했다. 앵두팥은 예전에 밭벼를 심을 거라고 제초 매트를 덮어둔 곳에 심기로 했다. 제초 매트를 걷어내고 주변의 풀도 정리하고 제법 밭 다운 모양을 만들어서 심었다.

 

팥은 아예 안 먹었던 콩과 달리 팥앙금과 팥죽을 만드느라 매년 조금씩 쓰는 재료인지라 별로 고민하지 않고 심었었는데 생각보다 일이 많다. 벌레도 많이 먹고 익으면 바로바로 따줘야 해서 수확철에는 팥 따는 게 일이다.

팥에는 동생이나 나나 조예가 깊지 않아서 뭐가 더 맛있는지 잘 모르겠다. 작년에 심은 검정팥과 금비팥도 맛의 차이는 잘 모르겠고 남이 준 팥에서 나는 쐬한 맛이 나지 않는다는 정도의 평가밖에 못 내렸기 때문에 과연 이렇게 4종류의 팥을 심어서 맛을 비교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맛있다고 하니 일단 심어서 맛은 보자 하는 심정으로 심어 본다.

 

검정 울타리콩은 작년에 심어서 콩도 꽤 먹고 종자도 좀 많이 남겨놓았는데 맛이 없진 않지만 밥밑콩으로 선비콩과 귀족 서리태에 밀리니 심을까 말까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했었다. 그래도 남겨놓은 종자가 아까우니까 갑임 아주머니네 밭에 흑마 1호 옥수수를 심고 그 앞에 심기로 했다. 둘 다 아주 좋아하는 것들은 아니어서 여차하면 나눔용으로 쓸 생각이다. 집 앞 텃밭에 자생으로 자라고 있는 것도 있어서 수확은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이제 정말 파종은 끝난 거겠지? 오후부터는 장맛비가 시작되니 이제 텃밭 일에서 좀 해방되려나?

비 오는 날이 정말 싫었는데 비 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지금의 심정에 살짝 웃음이 난다. 사람의 마음이란 정말 간사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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