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수세미를 사용해 보니 기대 이상으로 너무 좋다. 설거지도 깨끗하게 되고 주방세제도 적게 쓰고. 그래서 천연 수세미를 얻고자 작년부터 수세미를 심었다. 작년에는 처음 심는 거라 거의 방치 수준으로 키웠는데 다른 덩굴작물들 걷어 내다 줄기를 잘라먹기도 하고 세력이 너무 좋아서 다른 작물에 그늘이 지게 하니 일찍 정리해 버렸는데 그래도 수세미를 37개나 수확했다. 동생은 올해는 안 심어도 될 것 같다고 그랬는데 그래도 심자고 내가 우겨서 심었는데 구석진 곳에 심어놓고 또다시 방치모드다. 우긴 게 우습다.
수세미는 땅묘에 2개의 씨앗을 심어서 2개 모두 발아가 됐는데 자연상태에서 자라서 그런지 옮겨 심고 방치해 놨는데도 다른 작물들이 가뭄에 시달릴 때 혼자서 멀쩡하게 잘 자랐다.
작년에도 장대박과 단호박이 끝나고 나서 수세미가 세력을 뻗기 시작했는데 원래 그렇게 늦게 자라는 건지 잘 모르겠다. 올해는 어떻게 되는지 지켜봐야겠다. 아직은 덩굴만 뻗어가고 있다.
비가 와서 그런지 잎사귀가 엄청 커졌다.
수세미는 굳이 관리를 하지 않아도 때가 되면 알아서 컸기에 지금도 방치로 키우고 이따금 덩굴이 지주대를 타도록 유인하는 것만 하고 있다. 작년에도 수세미는 꽃이 한참 늦게 폈다. 암꽃이 열렸을 때가 8월 달이었으니 올해도 빨라봐야 7월 말쯤이겠지 그동안은 덩굴만 잘 유인하면 된다.
우리가 쓰는 수세미는 한주만 심어도 충분히 얻을 수 있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2개 심었는데 역시 발아도 잘되고 자라기도 잘 자란다.
단호박과 수세미는 너무 방치하고 있는 경향이 없지 않지만 사실 우리 텃밭에서 방치되고 있는 게 단지 그 두 작물뿐이겠는가?
나름 거름기 많은 좋은 땅에 심어줬으니 알아서 잘 커주길 바랄 뿐이다. 게으른 농부의 소소한 소망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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