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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청자 5호 서리태 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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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콩 밭 풀매기 전, 후

오랜만에 갑임 아주머니네 밭에 왔다. 이곳은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서 올 때마다 풀밭을 방불케 한다.

아무리 이곳에 심은 작물들이 내놓은 자식이라지만 풀 숲에서 키울 수는 없는 노릇이니 큰맘 먹고 풀을 매기 시작했다.

수확이 끝난 미니흑찰 옥수숫대도 정리하고, 씨앗이 맺힌 호밀도 베서 정리했다.

콩들도 잡초가 많으면 수확량이 떨어진다고 하니 수확량을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콩 주변의 풀을 매고 북 주기를 한다.

청자 5호 밭과 생강밭 풀매기 전, 후

이 텃밭은 우리가 가꾸고 있는 텃밭 중에 땅이 제일 안 좋다. 그래서인지 작물들도 그다지 맛이 없어서 이 텃밭에 심는 작물들은 거의 나눔용으로 쓰려고 심는 것인데 생강과 청자 5호 서리태는 우리가 먹으려고 키우는 작물이라 이 텃밭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심어놨다(옆 두둑과 비교되는 까만 흙이 보이는가?).

꽃이 핀 청자 5호 서리태

한참 풀매기 삼매경에 빠져 있을 때 동생이 '언니, 청자 5호 꽃이 폈어'라며 날 부른다. 가서 보니 과연 하얀 꽃이 이쁘게도 피어 있다. 작년에는 콩 꽃을 주의 깊게 안 봤는데 서리태 꽃은 하얀색인가 보다. 귀족 서리태는 청자 5호보다 일찍 심었는데도 아직 꽃은 안 폈는데 청자 5호는 재배기간이 좀 짧은가? 같이 심은 선풍콩과 비교해 봐도 꽃이 너무 일찍 핀 것 같다. 

너무 막무가내로 농사를 짓고 있는 것 같지만 꽃이 좀 일찍 피면 어떤가, 열매만 잘 열리면 되는 거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간다. 어차피 콩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어서 콩 키우는 법은 쥐뿔도 모른다. 

 

비가 자주 와서 그런지 벌레가 많은 갑임 아주머니네 텃밭인데도 올해는 콩의 상태가 양호하다. 아주머니들 잔소리 때문에 충해가 심하면 천연 농약을 쳐주려고 벼르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방제는 필요 없을 듯하다. 기대가 없었던데 비해 콩들의 자람 세는 나쁘지 않다. 그나저나 맥도 제대로 못 쳐줬는데 벌써 꽃이 피었으니 수확량은 기대하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