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작물이든 때가 되면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그러고 보면 자연의 조화는 참 놀랍다.
우리 텃밭에서 방치되고 있는 1순위 작물을 꼽는다면 그건 바로 수세미다. 그다음은 토종 단호박일 테다. 농장 구석에 심어놔서 무성한 잡초 때문에 작물 있는 곳까지 진입이 힘들다 보니 심어놓고 제대로 보러 가질 않는다. 게다가 꽃이 늦게 피니까 지금 열매 맺고 있는 작물들 관리하느라 뒷전이 되기도 했다. 작년에 키워본 경험으로는 별도로 관리 안 해도 알아서 잘 크고 뻗어가는 세력이 좋기 때문에 믿고 방치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근처에 오이 덩굴 정리하러 갔다가 수세미 쪽을 쳐다보니 노란색 꽃이 보이는 것이 아~ 수세미가 꽃이 폈구나!
수꽃이 먼저 피고 암꽃이 피기 때문에 작년에 8월 초에 암꽃이 핀 걸 생각해 보면 비슷한 시기에 꽃이 피는 것이다.
수세미는 덩굴이 어마무시하게 뻗는다. 꽃이 피고 본격적으로 덩굴을 뻗기 시작하면-이미 텃밭을 벗어나 뻗고 있는 덩굴도 있는데-얼마나 뻗으려는지 살짝 걱정스럽기도 하다.
작년에 꽤 많이 수세미를 수확했기 때문에 올해는 소소하게 10개 정도만 수확하자 했는데 나중 되면 저렇게 뻗어나가는 덩굴들을 정리할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방치하는 작물들이나 자생 작물들이 잘 크는 것을 보면서 새삼 자연의 경의로움을 깨닫게 되는데, 인위적인 노력보다 자연의 혜택이 작물들에게 유용한 경우가 참 많다. 제 아무리 열심히 물을 준다고 해도 비가 한번 오는 것이 작물에게 더 좋은 것처럼.
너무 방치하고 있는 탓에 우리 텃밭의 수세미는 자연이 키운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나름 잘 자라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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