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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녹두 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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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서 말리고 있는 녹두

녹두는 올해 처음 심었다. 
고추의 해충을 유인하는 작물로 심은 거라 수확량을 기대하지는 않았고, 소소하게 수확되면 숙주나 키워먹자고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많이 열리고 있다.
매일 따줘야 되는 콩이다 보니 동부콩과 팥처럼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이 되었다.
보통은 까맣게 된 꼬투리를 따서 말리면 꼬투리가 터져서 녹두가 떨어지고 바닥에 모인 녹두를 선별하여 담는데, 최근 비가 자꾸 와서 말리기가 여의치 않고 나오는 양이 소소하다 보니 그냥 까서 냉동실에 보관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는지 동생이 녹두를 까기 시작했다. 

깐 녹두

우리처럼 소량으로 콩을 키우다 보면 굳이 말려서 털지 않고 하나하나 까서 타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이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하지만 깨지는 콩도 없고 선별도 정확해서 깨끗하고 좋은 콩을 얻을 수 있다. 작년에 아주머니들이 우리 콩을 보고 콩이 너무 좋다고 혀를 내둘렀는데 그것에는 일일이 까서 타작한 영향도 적지 않다.

녹두도 까다 보니 선별을 요하는 것들이 많아서 손이 많이 가긴 하지만 하나하나 까면서 선별해야 깨끗한 녹두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녹두가 작다 보니 다 까놓고 선별하는 것은 눈이 아프다).

몇 개를 까서 모으기 시작해 보니 말려서 턴 것을 선별하는 것보다는 까는 것이 더 깨끗하다. 그래서 시간을 들여 하나하나 까기 시작한다. 팥이나 동부콩도 일일이 손으로 다 까긴 했는데 녹두는 알이 너무 작다 보니 까는 게 생각보다 힘들다.

 

녹두가 한 되에 3만 원 정도 한다는데 한 되를 까려면 얼마나 많이 까야하는 걸까? 열심히 녹두를 까던 동생이 '3만 원 벌기  참 힘드네'하며 푸념을 한다. 늘 느끼는 거지만 농산물로 돈 버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인 것 같다.

 

우리는 왜 이 고생을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