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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완두콩 종자(자주 완두, 투탕카멘 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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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완두 종자
투탕카멘 완두 종자

올해의 완두콩 농사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기대를 가지고 심었던 자주 완두와 투탕카멘 완두가 우리 입맛에는 별로 맛있지 않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나머지는 수확도 하지 않고 방치했었다. 그래도 처음에 수확해서 냉동실에 보관하고 있는 완두콩이 꽤 많아서 갑임 아주머니한테도 나눠줬지만 일 년 동안 먹기에는 충분하다. 방치했던 완두콩을 정리하면서 종자로 쓸만한 꼬투리들을 가져와서 말려놨는데 수확을 안 해서 그런지 종자 할 것들이 꽤나 많다.  완두콩은 50~60알 정도만 심으면 일 년 동안 우리 먹을 것을 충분히 수확하고도 남는데 꼬투리를 까서 종자를 정리해 보니 완두콩 종자가 너무 많다.

우리가 좋아하는 흰꽃이 피는 토종 완두는 종자가 몇 개 없어서 점순 아주머니에게 종자를 얻으려고 하고 있고, 나머지 자주 완두와 투탕카멘 완두는 내년에 심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 저 많은 종자가 쓸모가 없다. 원래도 완두콩을 안 먹는 동생은 땅 아깝다고 심지 말자고 하지만 수확해 놓은 종자가 아까워서 조금이라도 심어봐야 하나 고민스럽다. 만약에 심게 되면 어차피 나눔용으로 써야 하는 거라(우리가 먹을 것 같진 않다) 굳이 안 먹는 것을 심을 이유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사실 채종이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 집에서 채종은 늘 동생이 다 하지만 종자를 만들려면 완전히 익혀서 따서 잘 말려서 보관해야 되기 때문에 의외로 손이 많이 간다. 우리처럼 창고가 없는 집은 종자며, 수확물이며 말리는 것이 아주 귀찮은 일이다. 그러니 채종한 종자를 그냥 버리는 것도 사실 아깝기는 하다.

그런데 주변에 종자 나눔 할만한 사람도 없다. 자주 완두 종자를 부탁했던 아랫집은 이미 한가득 줬고, 그 외에 우리 주변에는 완두콩을  심는 집이 별로 없다.

 

본의 아니게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자주 완두와 투탕카멘 완두 종자는 올 가을에 심을지 안 심을지 아직 결정은 못했지만 일단 보관해 보기로 했다. 동생은 '올해는 안 심을 것 같은데'라고 투덜대면서도 지퍼백에 고이 종자를 담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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