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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자생참외 수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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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 참외밭과 참외가 달려 있는 모습

 

우리 텃밭에는 자생 작물들이 꽤 자라고 있다. 참외도 자생으로 자라고 있는 게 있어서 놔뒀더니 엄청 세력 좋게 뻗어가더니 가뭄에도 꿋꿋이 자라서 열매를 내놓기 시작한다.
주변에서 키우는 노지 참외는 대부분 6월의 장마가 지나고 나면 덩굴이 죽어버리기 때문에 농사가 끝이 난다. 주변을 둘러봐도 지금 애플 수박과 참외를 수확하고 있는 곳은 우리 집뿐이다. 점순 아주머니도 '너희는 아직 참외가 나오냐?'며 영 못 믿어하시는 눈치셨다. 근데 어찌 된 일인지 알 수는 없지만 우리는 참외가 '아직' 나오는 데다 그것도 너무 '많이' 나와서 문제다. 올해는 이상하게 참외가 많이 달리고 참외가 커서 과일임에도 처치곤란이 되어 버렸다.

수확한 참외들(노란참외가 자생참외)

 

자생참외는 이 가뭄에도 마르는 줄기 없이 엄청 덩굴이 잘 뻗고 있는 데다가 착과 된 열매도 많다. 올해는 유난히 참외의 크기가 큰데 그중에서도 자생참외의 크기는 월등하다. 사과참외와 순창 개구리참외의 무게가  600~700g 정도인데(이것도 꽤 큰 편이다) 자생 참외는 900g이 넘다 보니 하나를 깎아도 한 번에 다 먹기가 힘들다. 게다가 디저트 과일이 참외만 있는 것도 아니고.

아랫집 아주머니가 참외장아찌를 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기에 한 번에 수확한 자생참외 7개는 아랫집으로 바로 줘버렸다.

의도하지 않은 참외 플렉스다. 텃밭을 가꾼 이후로 참외나 수박이 처치곤란이 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자생 사과참외

 

참외는 아직도 절찬 수확 중이다. 살짝 수확 매너리즘에 빠져서 버리는 것도 있고 터트리는 것도 있지만 아직은 열매가 주렁주렁 많이도 달려 있고 뒤늦게 자라는 자생 사과참외도 착과 된 열매들이 커지고 있어서 수확할 참외들이 늘어가고 있다. 날씨만 잘 맞다면 9월까지는 아무 문제 없이 참외를 수확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빨리 먹지 못하는 참외들은 속을 발라내고 과육만 얼렸다가 바나나와 갈아먹는데 이렇게 만든 참외 슬러시는 의외로 맛이 있고 시원해서 더위를 견디기에 딱이다. 항상 한여름에는 팥빙수로 더위를 견뎠는데 올해는 참외 슬러시 덕분에 팥빙수는 기계조차 꺼내질 않았다.

 

너무 수확이 많이 돼서 그런지 정작 우리는 참외에 대해서 좀 시큰둥한데, 주변 아주머니들은 참외(특히 사과참외)가 너무 맛있다며 내심 나눠주기를 바라고 있다.

 

여전히 냉장고와 냉동실에는 먹어야 할 것들이 많이 들어있다. 이런 추세라면 내키지 않지만 당분간 참외 나눔은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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