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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무관심 속에서도 크는 아주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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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자라는 아주까리

 
집 앞 텃밭에는 이전에 농사짓던 사람이 심었던 아주까리가 씨를 뿌려서 2년이 지난 지금에도 자생으로 나서 자라는 아주까리가 있다. 우리가 심지 않았음에도 알아서 자라고 있는 것이다.
아주까리는 흡비력이 좋아서 우리 텃밭같이 좋은 땅에 심으면 굉장히 크고 무성하게 자란다. 재작년에 텃밭에 남은 아주까리를 베느라고 너무 고생했는지라 작년에는 싹이 보이는 데로 몽땅 뽑아서 없애버렸지만 올해는 해충 기피 식물로 몇 개를 남겨놨다.
그것도 너무 크게 자랄까 봐 크게 자라는 것은 뽑아버리고 여린 것만 자라도록 엄선하여 남겨놨다.
다행히 올해는 날이 가물어서 그렇게 크고 굵게 자라지는 않았지만 때가 됐는지 꽃이 피고 열매가 달렸다.
우리는 딱히 피마자 오일을 만들 계획도 없고 그렇다고 종자를 만들 이유도 없긴 하니 더 크기 전에 뽑아야 하는 건지 고민스럽다. 녹비작물로도 쓴다고 하긴 하던데 동생이 녹비로 쓸 계획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아주까리 꽃
착과된 아주까리 열매

 

 
텃밭 구석에 있어서 신경을 안 썼더니 어느새 열매가 달려 있다. 번식력도 좋고 자라기도 잘 자라는데 우리에게는 아주까리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어린잎을 묵나물로 먹는다고 하는데 나물을 그다지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피마자기름은 쓰지 않으니 아예 필요가 없다. 예전에 동생이 활동하던 인터넷 카페에서는 아주까리 나물을 먹고 싶어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서 꽤 많은 아주까리 종자를 나눔 했었었다. 우리는 묵나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주변 사람의 권유에도 굳이 나물을 만들지는 않지만.

쓰임이 없는 작물이다 보니 너무 잘 자라도 걱정이다. 열매가 너무 많이 달려서 또 처치곤란이 되는 건 아닌지 방치하다 씨앗이 텃밭에 떨어져서 다음 해에 텃밭 여기저기서 아주까리가 자라는 것은 아닌지.

아직까지 효과는 잘 모르겠지만 해충을 쫓아준다고 하니 몇 개는 텃밭에 자라도록 할 텐데 그러면 종자는 받아두는 게 나으려나?

관심이 없는 작물이라 현재는 이렇다 할 계획도 없는데 알아서 잘 크고 있는 아주까리를 보니 여러모로 심경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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