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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순천동파 옮겨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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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동파가 분얼되어 있는 모습을 보니 가을은 가을인가 보다.

고추의 동반작물로 심어 놓았던 순천동파가 여러 개로 분얼되어 텃밭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어서 배추 심을 자리를 확보할 겸 한 곳으로 모아주기로 했다.

날이 너무 가물어서 땅이 메말라 있는지라 작물을 옮겨심기 좋지 않은 때지만 비오기를 기다리다가는 가을 작물은 하나도 못 심을 지경이다. 

어쩔 수 없이 물을 주고 순천동파를 옮겨심기로 했다. 

 

골을 깊이 파고 물을 줘서 땅을 적신 후에 적당한 간격으로 대파를 놓고 물을 부은 후에 흙을 덮어 모아준다. 어차피 대파는 북주기를 계속해줘야 하니 가능하면 깊이 심고 흙을 끌어 모아 잘 묻어준다. 일부는 눕혀서 묻어놨는데 뿌리가 활착 되고 나면 꼿꼿하게 서기 때문에 그 후에 북주기를 해주면 된다. 대파는 옮겨 심을 때 물을 충분히 주고 심어놓으면 따로 물을 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 활착 되기 때문에 옮겨 심은 후 크게 신경 쓸 일이 없다.

 

대파 맛은 아직 흑금장파가 더 좋은 관계로(아직 삼동파는 못 먹어봤다) 우리 텃밭에서 순천동파는 좀 찬밥 취급되는 경향이 있어서 작물들 사이에 아무렇게나 심어놓았지만 분얼이 꽤 많이 되어서 옮겨 심다 보니 양이 제법 많다. 대파 자리만 점점 넓어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분얼되어 있는 순천동파를 다 못 옮겨 심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모종으로 나눠줄까 싶어서 물어보니 다들 대파가 있다고 거절한다.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순천동파 모종을 얻으려고 난리인데 이곳에서는 줘도 안 받겠다고 하니 참.

 

날이 너무 가물어서 그런지 대파들이 하나같이 가늘다. 동생이 요즘 너무 대파에 신경을 안 쓴다고 눈총을 주기는 하지만 손 많이 가는 작물들이 있으니 대파를 돌볼 여유가 없다. 크는 대로 먹는 거지.

농장 텃밭에도 순천동파가 꽤 분얼되어 있는데 그건 언제 옮겨 심어야 하나? 일거리가 늘어나는 셈이니 분얼이 많이 되는 것도 반갑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