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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심었던 쪽파가 파릇파릇 잘도 올라왔다. 쪽파 종구가 너무 많아서 싹이 안 올라오면 다시 심자 하는 마음으로 마구잡이식으로 심어놨는데 저렇게 잘 올라왔으니 남은 쪽파 종구는 따로 자리를 마련하여 심어야겠다. 어디다 심으면 될까?
우습게도 잘 자라길 바라는 작물들은 잘 안 자라고 기대가 없는 작물들은 아주 잘 자란다. 세상일은 참 쉽지 않다.
쪽파를 심은 자리는 잡초 잔사를 쌓아 삭히던 곳을 대충 고르고 심은 것이라서 잡초도 많이 난다. 아직은 쪽파가 어리니까 골 사이에 잡초를 매 주면서 쪽파 밑동으로 흙을 그러모아 북주기를 해준다. 북주기를 해주면 뿌리가 보호되어 작물이 잘 자라고 줄기도 꼿꼿하게 자란다. 쪽파 같은 경우 주기적으로 북주기를 하면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이 확연하게 보인다. 작물에 지렁이 분변토를 두둑하게 덮어주고 물을 주면 잎이 파랗게 생기가 돌아서 '나 건강해요'라고 알려주는 듯하다.
시기가 시기이니 가을 작물을 심기는 하지만 지금의 날씨는 가을 작물을 키우기에는 적절하지가 않다. 점순 아주머니네 쪽파는 우리보다 먼저 심어서 싹이 잘 올라왔었는데 어느 날 가서 보니 가뭄에 말라서 전잎이 많이 생기고 상태가 아주 안 좋아졌었다. 우리도 가을 작물들의 상태가 좋다고는 말을 못 하는데 그 와중에 쪽파는 아주 잘 자라고 있으니 불행 중 다행이다.
김장 채소로 심은 쪽파이긴 하지만 자라는 속도를 보니 김장 담기 전에 파김치 한 번은 담아 먹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