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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 수확해서 보관해 놓은 감자 15kg을 하나도 손을 안 댔는데 싹 난 홍감자를 밭에 심어놨더니 싹이 나서 졸지에 가을 감자를 키우게 됐다. 잘 먹지도 않으면서 왜 때가 되면 매번 감자를 심고 있는지 스스로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감자가 심고 수확하는 것 외에는 별로 손이 안 가는 작물이라 키우기는 어렵지 않다고 해도 잘 먹지 않아서 보관하고 있는 감자도 많은데 왜 굳이 싹 난 감자를 땅에 심었을까?
감자를 일찌감치 텃밭에 심어놨었는데 하도 싹이 나지 않아서 내심 가을 감자는 포기하고 있었는데 비가 오고 나니 심어놨던 감자들이 싹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제 싹이 나서 자라면 서리 내리기 전까지 감자가 달리기나 할지 모르겠다. 알감자라도 달리면 다행이지.
감자가 많으니 딱히 수확량을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이왕 키우는 거 수확까지는 해봐야지 싶은 마음도 든다.
감자는 싹만 제대로 나면 이후부터는 알아서 쑥쑥 잘 자라는 작물이라 키우는 재미는 있다. 그렇다고 엄청 관심을 갖고 키우는 것도 아니지만. 오며 가며 지렁이 분변토로 북주기 정도만 하고 있다(워낙 거름기가 없는 땅이라).
어차피 가을 감자는 나눔용이긴 하다(우리는 봄 감자가 남아 있다). 작년에도 수확한 가을 감자는 갑임 아주머니와 아랫집에 모두 나눠줬다.
그래도 작물을 키우는 마음은 먹든 안 먹든 이왕에 싹이 난 거 잘 자랐으면 싶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