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텃밭 이야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뒤늦게 찾아보는 단호박 우리가 덩굴 작물들을 좀 방치하다시피 키우기는 하지만 올해처럼 단호박을 방치해 보기는 처음이다. 풀과 덩굴이 너무 무성하고 옆에는 기세 좋은 수세미가 있었던 덕에 단호박 밭으로 접근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단호박은 말 그대로 방치됐었다.초반에는 착과 된 열매도 안 보였기 때문에 올해 단호박은 구경할 수 없겠구나 하고 완전히 관심을 끄고 있었고, 9월 이후로는 착과 된 열매들이 제대로 익지도 않을 거니 단호박도 애호박이나 생기겠구나 하고 착과 되든 말든 신경도 안 썼었다.어차피 단호박은 엄청 좋아하는 작물은 아니니까 '없으면 안 먹으면 되지'라고 가볍게 생각했지만 토종 단호박이라서 종자를 남겨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잘 익은 단호박을 얻을 수 없으니 종자 얻는 것도 이미 물 건너갔다.. 더보기 양파심기 작물 심기가 다 끝나간다. 양파와 월동 완두콩만 심으면 올해의 파종은 끝이다.양파장아찌를 만들기 위해 늘 양파를 심긴 하지만 양파는 꼭 심어 먹어야만 하는 작물은 아니라 좀 편히 생각하고 있어서인지 밭 만들기 싫어서 미루고 미루다 비 소식이 있다고 하여 비 오기 전(양파 심기 4일 전)에 부랴부랴 양파밭을 만들었다. 봄에 식물 잔사와 커피찌꺼기를 겹겹이 쌓아 제초매트를 덮어뒀던 곳을 벗겨보니 아주 좋은 지렁이 분변토가 되어 있다. 위쪽에 남아있는 잔사들을 걷어내고 고르게 펴서 양파밭을 만들어 준다. 양파가 다비성이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월동하는 작물들은 땅이 영양이 풍부하고 미생물이 많아야 동해를 적게 입는다. 겨울을 잘 지나게 하려면 아무래도 좋은 땅에 심어줘야 하기 때문에 급조한 잔사 더미가 아닌 .. 더보기 청호박 기온이 따뜻해서인지 아직까지 호박덩굴은 너무 좋다. 덕분에 호박잎과 풋호박을 따가는 사람들도 기승이다. 텃밭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사촌댁 아주머니가 호박잎을 좀 따 달라고 한다. 텃밭을 벗어나 길가로 뻗은 호박 줄기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호박잎과 풋호박을 하도 많이 따서 쓸만한 잎이 없단다. 한 뭉치 따줬더니 우리는 어쩜 이렇게 풋호박도 많고 호박잎도 좋냐면서 본인의 집 호박은 열매가 없다고 한탄을 하시며 간다. 사촌댁 아주머니는 예전의 우리의 이웃사촌이었던 관계로 나름 친한 분인데 작년에는 자기네도 호박 있다고 풋호박이나 호박잎을 안 가져가셨었는데 올해 우리에게 달라고 하는 걸 보니 호박 농사가 잘 안 되셨나 보다. 호박 도둑이 설쳐댄다. 벌써 여러 개의 늙은 호박을 도둑맞았다. 아무래도 풋호박을 여기.. 더보기 종자용 강황과 생강 수확 지금껏 생강이나 강황은 종자를 따로 보관하진 않았고 매번 사서 심었는데 작년에 강황을 상토에 보관해 놨다가 다시 심었더니 제대로 자랐기에 올해는 생강과 강황 종자를 상토에 보관해 보기로 했다. 뭐 제대로 보관이 안되면 종자를 사서 심으면 되니까 시험 삼아 보관해 본다. 제대로 보관이 된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종자를 남겨놔도 되겠다.생강이나 강황이나 종자를 사면 최소 단위가 1~2kg이라서 우리가 심기에는 양이 좀 많은 관계로 종자를 살 때마다 고민이 많았는데 제대로 종자 보관만 된다면 우리가 심을 양만큼만 종자를 보관하면 되니 얼마나 좋은가? 강황이나 생강이나 먹을 것은 서리가 내린 이후에 수확하면 크기가 더 커진다고 했는데 종자로 보관하는 것은 서리 내리기 전에 수확해야 된다고 하여 (서리 내린 이.. 더보기 진퇴양난의 홍산마늘과 단영마늘 10월 5일에 마늘을 심었으니 마늘을 심은지 거의 한 달이 되어간다. 한지형 마늘인 홍산마늘과, 난지형 마늘인 단영마늘을 심었는데 두 마늘의 자람세가 너무 다르다.원래대로라면 난지형인 단영마늘이 더 빨리 싹이 나고 더 잘 자라야 하는데 한지형인 홍산마늘은 너무 많이 자라서 걱정이고 난지형인 단영마늘은 너무 안 자라서 걱정이다.한지형 마늘은 휴면기간이 길어서 싹이 빨리 안 난다고 하더니 홍산마늘은 심은지 7일 만에 싹이 올라와서 지금은 너무 많이 커졌다. 월동 전에 이렇게 많이 자라면 동해를 입을 수 있는데 날이 따뜻하고 비가 자주 와서 부쩍 커버렸으니 이를 어쩌면 좋을까?난지형 마늘은 휴면이 빠르고, 발아도 빨라서 파종 후 곧 싹이 트고 생장이 계속되어 상당히 자란 상태에서 월동을 한다고 했는데 심은지 .. 더보기 귀족서리태 수확 귀족서리태가 탈립이 되기 시작하는 걸 보니 수확해야 하는 때인가 보다. 날씨가 이상해서 그런지 콩이 익는 편차가 너무 심하다. 통통한 꼬투리를 하나 까보니 까만색이 제대로 안 들었는데 탈립이 되는 것도 있으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더 많이 탈립 되기 전에 수확하기는 해야겠지. 좀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귀족서리태를 수확한다. 올해의 콩은 동생의 표현을 빌리자면 안습이다. 너무 가물어서 그런지 크기도 작지만 쭈글이가 된 콩도 많고, 제대로 여물지 않은 콩도 많다. 귀족서리태도 처참하기는 매한가지이다.이미 고라니에게 잎을 여러 번 뜯기는 수난을 당하기도 했고 날이 워낙 가물었기 때문에 그저 수확할 콩이 있음에 감사해야 할 지경이다. 주변 농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올해는 날도 가물.. 더보기 쪽파 수확 비가 자주 오니 쪽파가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 원래 김장할 때 쓰려고 심은 쪽파인데 너무 빨리 자라서 지금 수확해야 할 정도다. 보통 쪽파는 심은지 45일이 지나면 수확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실제로 45일 만에 수확할 만큼 큰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아무래도 날씨가 따뜻해서 일찍 자란 것 같기도 하다.아무리 봐도 쪽파가 너무 자랐다. 지금은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파김치를 담기가 곤란한데 부쩍 커버린 쪽파를 보고 있자니 불편한 마음을 가눌 수가 없다. 한번 수확을 해보고 싶긴 한데 먹을 일이 요원한지라 이리 미루고, 저리 미루고 하다가 마침 우리에게 커피찌꺼기를 주시는 카페 사장님께 상추와 호박잎을 나눔 하는 김에 쪽파도 같이 나눔 하기로 했다. 파전이라도 부쳐 드시겠지. 너무 많이 필요하지는 않.. 더보기 석인성시(호박이 사라졌다) 텃밭을 둘러보고 있는데 누군가가 밭 끝에서 밭에서 뭐 하냐며 소리를 친다. 가까이 가서 보니 사촌댁 아주머니시다. 인사를 했더니 텃밭 앞에 엉뚱한 차가 세워져 있어서 나인 줄을 몰라 봤다며 다른 사람이 텃밭에 들어온 줄 알고 쫓아주러 오셨단다. 덕곡댁 아주머니와 함께 우리 텃밭 수확물을 몇 번 얻어가시더니 텃밭의 파수꾼을 자처하시는 고마운 분들이다. 우리 텃밭은 철도역 옆에 있어서 까딱 잘못하면 외부 사람의 손을 타기가 아주 쉽다. 간간히 작물 서리 이야기가 들리지만 우리 텃밭은 잡초가 무성해서 뱀 나올까 봐 드나드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에 작물 서리를 크게 신경을 쓰지도 않았고 방치하는 작물들이 워낙 많아서 실제 서리를 해갔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눈치 못 챌 가능성이 농후하기도 하다. 우리가 먹는 것보다 ..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