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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수세미 정리 정식으로 수확하지 않았지만 이래저래 주워와서 수세미를 만든 것이 너무 많아서 일 년 쓸 수세미는 다 만들었다고 한다. 동생이 수세미 만들기에 지쳐서 더 이상 수세미를 안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제대로 달린 열매는 하나도 수확 안 했는데. 안 좋은 것들로 실컷 수세미를 만들고 좋은 열매들은 다 버리게 생겼다. 동생이 지인에게 보내줄 수세미 열매를 수확하러 농장 텃밭에 갔는데 수세미밭은 풀과 수세미가 뒤엉켜 엉망이다. 콩 수확이나 호박 정리로 바빠지기 전에 가장 쓸모없는 수세미부터 정리해야겠다. 쓸만한 열매는 따고 안 좋은 열매들은 모두 버린다. 잔사 삭힌 후에 우후 죽순 수세미가 날까 봐 수세미 잔사는 한 곳으로 모아놓는다. 정리하다 보니 열매가 무지 많이 달렸다. 우리는 수세미 딱 두주만 심었을 뿐인.. 더보기
마늘심기 남아 있는 마늘을 생각하면 올해는 마늘을 꼭 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작년에 수확한 마늘이 워낙 많아서 올해 수확한 마늘은 손도 대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먹을 것만 얻을 심산이면 마늘을 심지 말아야 하는데 올해는 홍산마늘 주아를 키워서 통마늘 만들어 놓은 것도 있고 단영마늘 주아를 모아놓은 것도 있으니 결국 조금씩은 심어봐야 할 것 같다.마늘을 심을까 말까 고민을 하던 터라 마늘밭도 늦게 만들었는데 마침 비 소식이 있으니 준비한 마늘밭에 비를 한번 맞히고 마늘을 심기로 했다. 올해도 홍산마늘과 단영마늘을 심기로 했는데 홍산마늘은 마늘이 크니까 한 뼘 간격으로 널찍하게 심어줬다. 단영마늘은 주아로 심는 것이 올해 처음이라 시행착오를 겪을 각오를 하고 심어봤는데 받아놓은 주아가 너무 많긴 하다.조금 큰 주.. 더보기
갑임 아주머니의 선풍콩 갑임 아주머니는 올해 백태를 선풍콩으로 심었다. 작년에 우리에게 선풍콩 이야기를 듣고 종자를 반 되나 달라고 해서 우리를 경악하게 했었는데 어쨌든 우리가 맛보라고 준 콩과 종자 하라고 얻어준 콩을 몽땅 밭에 심었다. 종이컵으로 세 컵이나 되는 콩인데 다 심었다고 한다(우리는 더 넓은 밭에 종이컵 한 컵도 못 심었다).심을 당시만 해도 우리가 다수확콩이라고 하니 심긴 심었지만 여러모로 미심쩍어서 언제 수확할 수 있냐, 콩이 많이 열리기는 하냐 자꾸 물어서 사람을 귀찮게 했었다(우리는 콩을 워낙 방치하고 키워서 콩 농사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다).우리도 갑임 아주머니 밭에 선풍콩을 심었는데 갑임 아주머니보다 2주나 늦게 심었는데 가뭄 탓인지는 몰라도 우리 선풍콩이 먼저 익고 있다. 갑임 아주머니의 선풍콩은 .. 더보기
마늘밭 만들기(기계 경운에 대한 사견) 요즘은 한창 마늘을 심을 시기라서 곳곳마다 퇴비를 뿌리고 밭을 경운 한다. 동네 여기저기가 밭을 가는 트랙터와 경운기 소리로 시끄럽다. 우리도 마늘 밭을 만들어야 하는데......요즘 수확 매너리즘에서 기인한 텃밭 일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지라 텃밭일 하기가 싫다. 갑임 아주머니에게 우리도 마늘 밭을 만들어야 하는데 일하기가 싫어서 미루고 있다고 했더니 본인의 관리기를 빌려가서 밭을 만들라고 크게 선심을 쓰려한다. 갑임 아주머니 잘못짚으셨어요. 우리는 밭을 안 갈아요.사실 우리는 기계 경운을 안 하기 때문에 관리기 쓸 일이 없다. 텃밭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기계 경운을 안 하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의 텃밭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경운 하라는 조언을 얼마나 많이들 하는지. 밭을 갈라는 조언을 넘어.. 더보기
선비콩 수확 선비콩의 꼬투리가 대부분 갈색으로 바뀐 데다 비 소식이 있다 보니 비 맞기 전에 선비콩을 수확하기로 했다. 콩을 베고 마른 잎을 떼서 정리한 후 말리기 위해 펼쳐놓았다. 보통 3~4일 말린 후에 탈곡을 하면 된다고 한다. 콩은 키울 때는 손이 안 가는데 수확하고 나면 일거리가 많아진다. 우리같이 규모가 작은 텃밭은 말리는 장소나 보관하는 장소가 마땅하지 않아서 콩 말리는 것이 좀 번거롭긴 하다. 말리는 동안에는 아침에 햇빛을 받게 널어놨다가 저녁에는 이슬 맞지 않도록 비닐로 덮어줘야 한다. 탈곡하는 것도 우리는 하나하나 손으로 까서 탈곡하다 보니 좀 귀찮은 일인 데다 탈곡한 후에도 콩을 잘 말려야 되기 때문에 적지 않게 손이 간다.콩은 적정 수분함유율을 맞춰줘야 장기간 저장이 된다고 하는데 콩의 적정 수.. 더보기
가을 감자 6월에 수확해서 보관해 놓은 감자 15kg을 하나도 손을 안 댔는데 싹 난 홍감자를 밭에 심어놨더니 싹이 나서 졸지에 가을 감자를 키우게 됐다. 잘 먹지도 않으면서 왜 때가 되면 매번 감자를 심고 있는지 스스로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감자가 심고 수확하는 것 외에는 별로 손이 안 가는 작물이라 키우기는 어렵지 않다고 해도 잘 먹지 않아서 보관하고 있는 감자도 많은데 왜 굳이 싹 난 감자를 땅에 심었을까? 감자를 일찌감치 텃밭에 심어놨었는데 하도 싹이 나지 않아서 내심 가을 감자는 포기하고 있었는데 비가 오고 나니 심어놨던 감자들이 싹이 올라오기 시작했다.이제 싹이 나서 자라면 서리 내리기 전까지 감자가 달리기나 할지 모르겠다. 알감자라도 달리면 다행이지.감자가 많으니 딱히 수확량을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이.. 더보기
비단팥의 생존본능 농장 텃밭에 비단팥과 검정팥을 심은 자리를 호박 덩굴이 덮쳤다. 작년에도 호박이 땅콩과 생강을 휘감아 농사를 망쳤었기 때문에 올해는 나름 고심하여 호박이 다른 작물을 덮치지 못하게 구석진 곳 척박한 땅에 심었는데 그런 노력은 무용지물이다. 날이 가물어서 다른 집 호박들은 다 안 좋다는데 꼴랑 5주가 작년보다 더 무성하게 덩굴을 뻗어서 비단팥과 검정팥을 심어놓은 밭을 모조리 덮었다.이미 손 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 올해 팥 수확은 포기해야지 하고 있었는데 호박잎을 수확하기 위해 호박 줄기를 따라가다 보니 비단팥 꼬투리가 보인다. 익은 것도 있고 꽃이 피고 있는 것도 있다. 위에서 보면 호박이 완전히 덮었는데도 불구하고 호박 줄기 사이사이로 비단팥 줄기가 뻗고 있다. 참 놀라운 생존력이다.호박잎 때문에 햇.. 더보기
가을상추 근황 폭염 속에 정식해서 제대로 살 수 있을지 걱정했던 가을 상추들이 세 포기만 죽고 무사히 살아남았다. 그나마 아주 무더운 시기는 지나갔으니 이제 잘 크는 일만 남았다.가을 상추 심을 시기에 날이 너무 더워서 씨를 뿌려도 잘 나지 않고 모종을 옮겨놓아도 금세 추대가 올라온다고 했는데 우리도 적축면이 좀 위험하기는 하지만 나머지 상추들은 그런대로 상태가 양호한 편인 것 같다. 한참을 덥고 가물다가 한 번에 비가 왕창 오는 바람에 밭이 잠긴 데가 많아서 애써 심어놓은 배추며 상추가 죽어 나가는 것이 절반이 넘는다고 하는데 그나마 우리 상추는 비 피해 없이 제대로 자랐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지금 크는 속도를 보면 일주일 정도 지나면 수확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생채는 올해 처음 심어봤는데 동생 말로는 맛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