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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순천동파 옮겨심기 순천동파가 분얼되어 있는 모습을 보니 가을은 가을인가 보다.고추의 동반작물로 심어 놓았던 순천동파가 여러 개로 분얼되어 텃밭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어서 배추 심을 자리를 확보할 겸 한 곳으로 모아주기로 했다.날이 너무 가물어서 땅이 메말라 있는지라 작물을 옮겨심기 좋지 않은 때지만 비오기를 기다리다가는 가을 작물은 하나도 못 심을 지경이다. 어쩔 수 없이 물을 주고 순천동파를 옮겨심기로 했다.  골을 깊이 파고 물을 줘서 땅을 적신 후에 적당한 간격으로 대파를 놓고 물을 부은 후에 흙을 덮어 모아준다. 어차피 대파는 북주기를 계속해줘야 하니 가능하면 깊이 심고 흙을 끌어 모아 잘 묻어준다. 일부는 눕혀서 묻어놨는데 뿌리가 활착 되고 나면 꼿꼿하게 서기 때문에 그 후에 북주기를 해주면 된다. 대파는 옮겨 .. 더보기
호박은 미쳤다 우리 텃밭의 호박은 항상 너무 잘 자란다. 모든 호박이 그렇게 세력이 좋게 자라는지 모르겠지만 덩굴이 너무 무성하게 뻗어나가서 밭을 점령하고 다른 작물들을 휘감는다.항상 이맘때쯤이면 무시무시하게 뻗어가는 호박 덩굴 때문에 낭패를 본다.작년에 뭐도 모르고 호박 16주를 심었다가 집 앞 텃밭이고 농장 텃밭이고 호박이 온갖 작물들을 뒤덮어서 개고생을 했었는지라 올해는 농장 텃밭에 딱 5주만 심어놨다. 초반에는 가물어서 시들시들 자라는 모양새가 영 좋지 않더니 장마가 지나고 나니 갑자기 덩굴이 무성해져서 호박밭으로 접근을 할 수가 없어졌다. 우리는 보통 호박의 본잎이 대여섯 장이 되면 원순을 적심하고 아들순 2개 만을 키운다. 그나마 올해는 호박이 너무 무성할까 봐 몇 개의 호박은 아들순 하나만 남겨놨음에도 덩.. 더보기
검정 울타리콩과 울타리 밤콩 꽃이 피었습니다(갑임 아주머니네 텃밭) 집 앞 텃밭에 검정 울타리콩은 하나 둘 꼬투리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갑임 아주머니네 텃밭에 있는 검정 울타리콩은 이제 꽃이 만발했다. 텃밭 일에 치여 갑임 아주머니네 텃밭은 잘 가질 않고 방치하고 있는데 날이 너무 가물어서 그곳에 대거 심겨있는 콩들이 다들 상태가 좋지 않다. 그렇다고 동생의 말처럼 콩 따위를 물을 주며 키울 수는 없는 노릇이니 수확에 대한 기대를 접은 지 오래다. 어차피 내년에는 농사를 짓지도 않을 거라 올해만 잘 버티자 하는 마음 가짐으로 농사를 포기하기도 했고 이 텃밭에서 나오는 수확물은 대부분 우리가 먹질 않으니 딱히 정성 들여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도 아주머니들에게 볼 일이 있을 때 가서 한 번씩 텃밭을 둘러보긴 하는데 이번에 가서 보니 검정 울타리콩과 울타리.. 더보기
팥 수확 팥이 꼬투리가 달리기 시작하더니 익는 것이 하나둘 생긴다. 아주머니들에게 듣기로는 팥은 탈립이 심하기 때문에 꼬투리가 마르면 바로바로 따줘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꼬투리가 익은 게 생긴 이후로는 매일 살펴서 따줘야 한단다. 녹두와 동부콩처럼 꽤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이다. 키울 때는 방치하고 키웠지만 수확이 시작되면 매일 따고 까서 말려야 하기 때문에 꽤 많은 시간을 팥 수확에 저당 잡힌다.  갑임 아주머니는 팥을 좋아하긴 하지만 키우기도 힘들고 일이 많아서 안 키운다고 했었는데, 실제로도 매일 수확을 해야 하니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닌지라 안 키우는 그 심정을 이해하고도 남을 것 같다.다행인 건지 올해 팥 농사는 정말 망해서 살아남은 팥도 몇 개 없고 꼬투리 달리고 있는 것도 양이 적어서 수확해서 까는 것.. 더보기
바질과 메리골드 꽃을 별로 안 좋아하는 우리지만 지금 텃밭에는 메리골드와 바질이 잔뜩 꽃을 피우고 있다.고추의 충해 방지와 성장에 도움이 되라고 심어놓은 고추의 동반작물들인데 고추를 정리하고 나니 메리골드와 바질이 군데군데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다른 작물을 심으려면 뽑아 버려야 되지만 꽃을 피워서 씨를 뿌리면 자생으로 자라겠지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놔두고 있다.모기도 쫓아준다고 하니 텃밭 구석구석에 자라는 것을 방치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두둑으로 옮겨놓은 것들이 잘 자란다. 모름지기 작물은 제대로 관리를 해 줘야 잘 크는 법이다. 바질은 꽃이 피기 전까지는 생잎을 따서 요리에 사용하는데 토마토와 아주 잘 어울린다. 시중에서 팔고 있는 바질은 향이 별로고 저온에서 보관이 잘 안 되다 보니 텃밭에서 키우면서 필요할.. 더보기
자생 비단팥(금비팥) 집 앞 텃밭에는 자생으로 자라고 있는 비단팥이 2주 있다. 작년에 텃밭에 버린 팥 잔사들 때문일 텐데 희한하게 비단팥만 나서 자란다.텃밭 가장자리에서 자랐기 때문에 딱히 키우지도 없애버리지도 않고 방치하고 있었는데 때가 되니 너무 잘 자라서 꽃을 피우고 꼬투리가 달린다.텃밭 가장자리는 텃밭의 돌들을 모아둔 곳이라 작물이 자랄 만큼의 흙도 없는 데다  따로 관리하지 않아서 온갖 잡초들이 무성하기 때문에 잡초에 치여서 작물들이 잘 못 자라는 곳이기도 해서 처음 팥이 났을 때는 제대로 자랄 거라는 기대가 전혀 없었는데 가뭄으로 텃밭 안에 심긴 다른 작물들이 고사하고 말라가는 와중에 이 자생팥만은 홀로 생생함을 유지하며 어마어마하게 무성해졌다.농장 텃밭에 가뭄으로 잎이 노랑노랑한 팥과는 너무 대조적으로 물 한번.. 더보기
가을 상추 모종 심기 날이 너무 덥다.  상추는 28도만 넘어도 발아가 안된다고 한다. 요즘같이 폭염 경보가 지속되는 날씨면 상추 심는 것을 포기해야 되는 것이 맞지만 쌈으로 쓸 것이 호박잎 밖에 없으니 상추라도 키워야겠다.갑임 아주머니가 황금배추 모종을 사다 달라고 해서 종묘사에 간 김에 상추 모종 4줄을 사 왔다. 꽃상추, 적치마, 적로메인, 생채.갑작스럽게 상추 모종을 사 온 것이라 심을  곳이 준비가 안되어 있으니 집 앞 텃밭에 잔사 쌓아놓은 것을 치우고 대충 다듬어서 상추 모종을 옮겨 심는다. 비 소식이 없으니 물을 듬뿍 주고 심긴 했지만 커피며 쌓아둔 잔사들이 제대로 부숙 되지 않아서 열이 날까 봐 살짝 걱정스럽다.뿌리 활착될 때까지는 꾸준히 지켜봐야 할 것 같다.날이 너무 더워서 활착 못하고 죽을까 봐 날이 선선.. 더보기
수확은 어렵다 분명히 좋아하지도 않고 하기 싫은 일인데도 열심히 하는 일이 있는데 요즘의 나에게는 수확하는 일이 그렇다.  우리 텃밭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가 잘 먹지 않지만 키우는 작물들이 있다. 수확물이 많아지는 시기에는 이런 작물들 때문에 꽤나 곤혹스럽다.오이나 호박, 가지, 콩류들은 수확은 많이 되고 우리는 잘 먹지 않아 늘 처치가 곤란한 작물들인데 수확물 처리를 난감해하면서도 꼬박꼬박 열심히 수확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의식적으로 한다기보다는 습관적으로 하는 것이 맞겠지만 굳이 안 먹을 것을 왜 시간 들여서 수확하고 있는지 스스로도 납득이 잘 가지 않을 때가 있다. 주변사람들에게 나눔 하는 것도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수확해서 다듬어서 갖다 줘야 하는데 수확하는 일, 다듬는 일, 배달하는 일들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