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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텃밭 이야기

쪽파 북주기 얼마 전에 심었던 쪽파가 파릇파릇 잘도 올라왔다. 쪽파 종구가 너무 많아서 싹이 안 올라오면 다시 심자 하는 마음으로 마구잡이식으로 심어놨는데 저렇게 잘 올라왔으니 남은 쪽파 종구는 따로 자리를 마련하여 심어야겠다. 어디다 심으면 될까?우습게도 잘 자라길 바라는 작물들은 잘 안 자라고 기대가 없는 작물들은 아주 잘 자란다. 세상일은 참 쉽지 않다. 쪽파를 심은 자리는 잡초 잔사를 쌓아 삭히던 곳을 대충 고르고 심은 것이라서 잡초도 많이 난다. 아직은 쪽파가 어리니까 골 사이에 잡초를 매 주면서 쪽파 밑동으로 흙을 그러모아 북주기를 해준다. 북주기를 해주면 뿌리가 보호되어 작물이 잘 자라고 줄기도 꼿꼿하게 자란다. 쪽파 같은 경우 주기적으로 북주기를 하면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이 확연하게 보인다. 작물에 .. 더보기
콩 익는 계절 바야흐로 콩들이 익어가는 때가 왔다. 콩잎이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아주까리 밤콩과 선비콩 몇 개는 수확해서 말리고 있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콩이 수확하려면 아직은 좀 더 익기를 기다려야 한다. 선비콩과 아주까리 밤콩은 가뭄의 영향으로 콩의 크기도 작고 알이 제대로 안 든 꼬투리도 많은데 선비콩의 검은색이 제대로 발현되려면 최대한 익힌 후에 베어야 하기 때문에 줄기가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오리알태는 의외로 생각보다 빨리 익어가고 있다. 콩알이 작아서 그런가? 까매진 꼬투리가 있는 것을 보니 10월쯤에는 수확해야 할 것 같다.귀족 서리태와 청태와 청서리태는 알이 차고 있는데 가물었던 날씨를 생각하면 통통하게 잘 여물고 있는 것이 아주 대견하다. 특히 잎사귀를 짐승에게 뜯긴 귀족 서리태가 통통.. 더보기
케일, 브로콜리, 양상추 근황 우여곡절 끝에 가을 모종들이 살아남았다. 모종을 정식하고 폭염이 지속되는 바람에 뿌리활착도 제대로 안되고 비실비실 하더니 끝내는 살아남았다. 옮겨 심을 때부터 안 좋았던 양상추는 아직도 위태위태하지만 뿌리활착은 된 것 같고, 정식할 때부터 좋았던 케일은 여전히 좋다.브로콜리는 심을 자리가 없어서 구석구석에 심어놓았는지라 폭염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그래도 다행스럽게 살아남았다.이제 관리만 잘해주면 잘 자라겠지. 케일이나 브로콜리 같은 십자화과 작물들은 충해가 워낙 심해서 심고 싶지 않은 작물이긴 하다(케일을 좋아하긴 하지만). 동생에게 많이 먹지도 않을 거 굳이 왜 심냐고 물었더니 양상추나 브로콜리, 양배추 같은 채소는 돈 주고 사 먹을 순 없어서란다.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니 텃밭에서 나면 먹는 거고 안 나.. 더보기
흑땅콩수확 수비초에 거름이 되라고 고추 옆에 동반작물로 심어놨던 흑땅콩이다. 고추를 정리했으니 땅콩도 정리해야 하는데 이래저래 잡다한 텃밭일이 많아서 수확을 미루고 있었더니 보다 못한 동생이 땅콩 수확에 나섰다.사실 땅콩은 동생은 별로 안 좋아하고 내가 좋아해서 심는 것인데 요즘 먹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보니 먹는 것에 시큰둥해져서 옥수수나 땅콩같이 내가 아주 좋아하는 것들도 돌같이 보게 된다. 집 앞 텃밭은 지렁이 분변토를 많이 갖다 부은 곳이라 역시 지렁이 분변토 땅이다 싶게 뽑는 것도 술술, 뽑아놓은 땅콩도 뽀얗고 깨끗하다. 길이가 3m 밖에 안되기는 하지만 지렁이 분변토가 아니면 동생 혼자서 몇 분 만에 뚝딱 수확하기는 힘들다. 갑임 아주머니도 매번 우리가 호미 같은 연장 없이 감자나 땅콩을 수확하는 것.. 더보기
모링가와 레몬그라스 우리 텃밭에는 이곳 사람들이 심지 않는 작물들이 꽤 많다. 워낙 많은 종류의 작물을 심기도 하고, 동생이 관심 있는 작물들을 실험 삼아 키워보는 것도 많기 때문인데 먹기 위해 키우는 각종 허브와 벌레를 쫓기 위해 키우는 해충기피작물, 동생이 해외 생활을 하면서 접했던 추억의 작물들이 심겨있다 보니 이런 작물들이 이곳 사람들에게는 아주 생소한 작물이다. 대부분의 시골 사람들이 변화 없이 늘 하던 대로만 하고 살고 텃밭에도 늘 심는 작물만 키우다 보니 주변 밭을 둘러보면 심겨있는 작물들이 다 비슷비슷한데 우리 텃밭에는 이곳에서 흔하지 않은 작물들이 있어서 구경하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곤 한다. 하긴 이곳 사람들은 강황이나 아스파라거스도 심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그건 무슨 작물이냐?'는 질문을 꽤 받았었.. 더보기
주방용 천연수세미 만들기 천연수세미를 사용해 보니 생각보다 좋다. 설거지도 잘되고 웬만한 기름기는 세제 없이도 그냥 씻겨서 세제도 적게 사용하게 된다. 주방세제를 이용하여 설거지를 하면 아무리 잘 헹궈도 그릇에 세제성분이 남아 있어서 그릇에 잔류하는 계면활성제를 많이 섭취하게 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수세미를 천연수세미로 바꿨을 뿐인데도 몸이 많이 좋아졌다. 작년부터 주방용 천연수세미를 얻기 위해 수세미를 키우기 시작했는데 수세미가 얼마나 잘 자라는지 덩굴 뻗는 세력에 놀라서 일찍 덩굴을 정리했음에도 서른 개가 넘는 수세미를 수확했다. 주방용 수세미를 만들고 나니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여기저기 나눔도 했지만 우리가 쓰기에는 충분할 것 같아 올해는 수세미를 심지 말자던 동생을 설득해 혹시 모르니 올해 한번.. 더보기
케일, 브로콜리, 양상추 모종 심기 분명히 가을이지만 연일 폭염 경보다 보니 가을 작물을 심기가 여간 곤란한 게 아니다.아랫집 아저씨는 상추씨를 한 봉지 뿌렸지만 열댓 개 정도 싹이 났다고 한다. 날은 너무 덥고 비는 안 오니 모종을 심어놔도 다 말라죽는다. 자라는 기간이 있으니 무는 씨를 뿌리고 배추도 모종을 옮겼으나 말라죽는 것이 꽤 된다.아침저녁으로 물을 주면서 더위를 견디도록 관리하려다 보니 사람도 지친다. 마음 같아서는 김장도 포기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다. 동생이 집에서 키우고 있는 상추와 배추 모종이 자라는 속도가 너무 더디다고 일부는 배추 모종을 사서 심자고 했는데 배추 모종을 사러 간 김에 케일과 브로콜리, 양상추 모종도 같이 사 왔다. 키우기가 힘들어 심지말자 심지말자 하면서도 모종 가게에 가면 꼭 충동구매를 하고 온다... 더보기
뜻하지 않은 검정동부콩 이모작 검정동부콩은 옥수수에 거름을 주라고 옥수수 사이에 심어 놓는 콩인데 우리는 게으르게 농사를 짓다 보니 보통은 서리가 내릴 때까지 동부콩을 그냥 놔두는 편이다. 근데 올해는 잡초도 너무 무성하고 날이 가물어서 동부콩 상태도 그다지 좋지 않아서 풀을 매면서 옥수숫대와 동부콩도 함께 모조리 베서 정리해 버렸다. 어차피 수확해 놓은 동부콩도 이미 많으니까. 옥수수와 동부콩을 심은 자리는 내년까지는 다른 작물을 심을 계획이 없어서 잔사들을 쌓아놓고 방치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보니 군데군데 자생 동부콩이 자라고 있었다.워낙 우리 텃밭에 자생으로 나서 자라는 작물이 많은지라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놔뒀는데 어느덧 꽃이 만발하더니 꼬투리까지 달렸다. 지주대 없이 땅을 기는데 덩굴이 잘도 뻗는다. 아직 서리 내릴 때까지.. 더보기